(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총 의안은 제37기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유영상 MNO사업대표 사내이사 선임 등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2021.3.25/뉴스1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애플TV와의 제휴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측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선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중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최종 계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제휴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애플TV
최근 콘텐츠 라인업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는 SK브로드밴드의 행보와 결을 같이 한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B tv에서 제공하기로 하는 한편, 국내 정상급 소속 연예인을 보유한 SM C&C와 제휴해 예능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있다. 자회사 미디어에스를 통해 버라이어티 전문 채널 '채널S'도 출범시켰다. 전세계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속도를 높이고 있는 애플TV 플러스와 제휴를 통해 볼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대신…"애플·아마존 초협력 간다"결국 SK텔레콤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대신 애플TV와 아마존과의 제휴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KT, LG유플러스가 이미 제휴를 맺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에도 두 회사가 협력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직후 디즈니플러스와 제휴 여부에 대해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만든 토종 OTT다. 디즈니플러스와는 협력이 아닌 경쟁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넷플릭스와는 제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필요한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놓고 송사를 진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19년 11월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 신청을 냈고,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소송으로 대응했다. 오는 4월 30일 양측의 주장을 담은 기술 프리젠테이션을 포함한 3차 변론이 진행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애플TV와 아마존과의 제휴를 통해 타 통신사들과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아마존과 커머스 분야에 이어 미디어 동맹에 나설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본다. 아마존은 자체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운영한다. SK텔레콤은 앞서 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고 이커머스 시장 초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11번가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을 한 데 묶어 T멤버십과 연계하는 구독형 서비스 등 SK텔레콤이 OTT와 이커머스의 융합 서비스를 고민 중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CEO도 지난달 주총에서 커머스 분야 경쟁 상대인 쿠팡을 언급하며 "미디어(쿠팡플레이)에도 들어왔다. 융합적 전략이 필요한데 (SK텔레콤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