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특촬물에 열광하는 아빠들…주가 800% 뛰었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4.14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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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원미디어 (9,950원 ▼20 -0.20%)의 주가가 1년새 9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용갑합체 아머드 사우루스(이하 용갑합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원미디어는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해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인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1일간 거래가 정지됐다. 다음날인 14일부터 다시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12일엔 전거래일 대비 1만450원(29.94%) 오른 4만5350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전 4월10일 종가인 6160원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6월29일 52주 최저가로 하락한 당시엔 5710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1년도 지나지 않아 9배 가까이 증가한 이유는 신규 콘텐츠 '용갑합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원미디어는 지난달 17일 용갑합체 예고편을 최초 공개했다.

올해 하반기 공개예정인 용갑합체는 대원미디어에서 70억원을 투자해 만든 어린이용 특수촬영물이다. 지구에 등장한 외계 금속 생명체에 맞서는 지구 연합군이 DNA 복제로 공룡을 재탄생시키고, 청소년들이 공룡의 파일럿으로 함께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 공개 다음날인 3월18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4.09% 급증했다. 이후 3일29일부터 20% 이상 상승세를 보으며 4월엔 2만원대를 진입해 9거래일만에 2배 넘게 뛰었다.


현재 티저만 공개됐지만 반응이 뜨겁다. 모든 촬영 현장이 그린스크린으로 이뤄져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배경과 공룡 등이 실사만큼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를 제작한 이온 스튜디오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어 K-드라마 수출처럼 열풍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유효하다.

과거 대원미디어에서 일본에서 수입해 방영되던 파워레인저를 보던 주시청자층의 성장도 주가 상승 요소다. 주시청자들이 현재 4050 어른으로 성장해 구매력이 증가했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우뚝설 것으로 보인다.

또 용갑합체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들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인기 IP를 확보해 원소스 멀티유즈(OSMU)에 나서면 수익을 창출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제작은 물론이고 스토리나 캐릭터를 살린 게임도 충분히 가능하다. 게다가 아이들이 선호하는 요소인 공룡과 로봇을 합친 완구의 판매력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대원미디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밝혀왔다. 공개 예정인 용갑합체 외에도 다양한 주가 상승 호재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원미디어의 자회사 대원씨아이가 올해 6개 웹툰을 출시할 예정이고, 일본과 중국 등 다양한 시장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대원방송·대원엔터테인먼트의 실적들도 좋아지고 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자체 웹툰 양성 등 오리지널 IP가 확장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기업 체질의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2분기를 기점으로 웹툰IP 비즈니스를 통해 밸류에이션이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봤다.

이어 "고성장 사업인 웹툰 비즈니스를 통해 전통 출판 사업위주 대비 밸류에이션의 개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1만원대 후반였던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되며 중장기 30% 이상의 업사이드 룸이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자회사 대원씨아이가 자체 제작하는 웹툰이 올해 6개 정도 런칭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자체 웹툰 IP가 OSMU를 통해 성장성 등이 극대화될 수 있고, 동사의 밸류에이션을 레벨업 시킬 노다지"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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