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이마트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최저가 경쟁, 출혈경쟁 우려도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8일 경쟁사보다 비싼 제품이 있다면 차액을 돌려주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시작했다. 1997년 처음 도입한 ‘최저가 보상제’를 2007년 폐지했지만 14년만에 다시금 최저가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가격경쟁은 곧바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마켓컬리 역시 지난 12일 60여가지 식품에 대해 1년 내내 최저가를 유지하겠단 정책을 내놨다. 롯데마트 등도 이마트와 비슷한 최저가 보상제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최저가’에 이끌린 고객들이 자사 상품을 구매해보고,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이 향후에도 꾸준히 자사를 이용해줄 것을 기대하고 이 같은 최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한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조금 손해일 수 있겠지만, 마진을 최소화해서라도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2019년 6월 위메프의 '최저가보상제 확대 실시' 홍보물. /사진=위메프
위메프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실제 신규 고객을 다수 끌어 모으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다만 외형 성장이 곧바로 수익성이나 질적 성장으로 직결되진 않는다는 점에서 출혈경쟁의 우려가 나온다. 실제 위메프의 2019년 영업손실은 757억원으로, 전년(390억원 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커졌다. 2020년 상반기까지 외형 성장에 집중했던 위메프는 결국 2020년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으로 기조를 바꿨다. 위메프는 현재도 최저가 차액 보상 정책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과거처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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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격화된 출혈경쟁, 왜?‘출혈경쟁’ 우려 속에 수그러들었던 최저가 전쟁이 최근 10여년만에 다시 격화된 건 쿠팡의 파격적인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무료배송’ 정책으로 한국 e커머스 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 확보에 나서자 다른 유통업체들이 " 그냥 밀릴 수는 없다'며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마트가 최저가격 비교 대상으로 쿠팡,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으로 명시했지만 사실상 '쿠팡'을 정조준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여기에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업체들간 점유율 싸움이 거세지는 것도 한몫했다. 이마트는 자사 상품이 최저가 상품이 아닐 경우 차액을 'e머니'로 돌려준다. e머니는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쇼핑 포인트다. 즉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었지만, 올 봄을 맞아 외출하는 이들이 늘어 집객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e머니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이끌어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e커머스는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을 빼앗길 위기가 오자 최저가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티몬, 마켓컬리 등은 국내외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어서 가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덩치를 키워야하는 상황이다. 최저가 경쟁대열에 합휴한 한 e커머스 관계자는 “3~4월 봄에 외출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주문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위기가 왔다"며 "최저가 정책으로 고객 눈길을 끌어보려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들도 ‘빠른 정산’ 등으로 e커머스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이 생존을 위해 본격적인 출혈경쟁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쿠팡 상장, 이베이코리아 매각 등 유통시장 전반의 새판짜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각 유통사들이 생존을 위해 최저가 출혈도 마다하지 않고 고객경쟁을 펼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