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지난해 영업익 보다 더 번 롯데케미칼, 확 달라진 이유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4.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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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사진제공=롯데케미칼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 지난해 기록한 부진을 말끔히 씻는다.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400여 억원으로, 지난해 한해 전체 영업이익(3569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산공장이 정상 가동에 돌입하고 미국을 덮친 한파로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조172억원·446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6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3569억에 그쳤다. ▲2018년 1조9462억원 ▲2019년 1조1073억원으로 매년 이어오던 조 단위 영업이익에서 급감했다. 올해는 1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다시 조 단위 연간 영업이익에 올라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산NCC 돌아오고 미국 추워지고...롯데케미칼 웃었다
대산공장 NCC(납사분해설비)가 다시 움직이며 실적 회복에 큰 힘을 실었다. 대산공장 NCC는 지난해 3월 화재가 발생해 9개월간 운영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가동됐다. NCC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된 납사를 에틸렌 등 기초 유분으로 분해하는 설비다. 대산 NCC는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해 연매출 3조3000억원을 올리던 롯데케미칼의 핵심 설비였다.



대산 NCC가 재가동에 들어가며 관련 매출과 실적이 올해 1분기부터 발생했다. 대산 NCC가 생산한 에틸렌을 롯데케미칼이 활용할 수 있어 에틸렌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 역시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대산공장 NCC는 설비 복구 후 현재 정상 가동 중"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에 NCC 정상화가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에틸렌,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오른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에너지 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레츠에 따르면 연초 톤당 995달러에 거래되던 에틸렌 가격은 3월 중순 톤당 1200달러까지 20% 올랐다. 각종 배관과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는 LDPE 가격도 지난 1월 톤당 1300달러 선에서 3월 들어 1600달러 선으로 상승했다.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은 미국을 덮친 한파의 영향이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한파로 현지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들인 모티바(Motiva), 엑손모빌(ExxonMobil) 등이 가동을 멈추며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반면 백신이 보급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제동이 걸리며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완만히 늘었다.


롯데케미칼, 다음 스텝은 친환경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전환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화학 BU(Business Unit)이 친환경 목표 '그린프로미스 2030'을 발표하고 친환경 사업 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등 핵심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일 울산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해 11만톤 규모의 재활용 페트 공장을 신설한다고도 밝혔다. 2030년까지는 연간 34만톤 규모의 기존 울산 PET공장을 전량 재활용 페트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ESG 경영전략에 따라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환경 사업 확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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