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Q 1.5조 어닝서프라이즈…코로나 전보다 더 좋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4.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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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Q 1.5조 어닝서프라이즈…코로나 전보다 더 좋다


포스코가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5520억원을 달성하며 최근 10년 내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철강재 판매 단가가 상승한 것이 반영됐다.

포스코(POSCO (386,500원 ▼3,500 -0.9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9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이는 2011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7460억원을 달성한 이후 최대치다. 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8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철강 부문만으로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포스코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조729억원, 매출액은 7조8004억원이다.

포스코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엔 별도 기준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철강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며 'V자 반등'에 성공했다.



공장 가동률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2분기엔 77%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말부터 90% 이상으로 회복된 상태다. 올 1분기부턴 '풀가동'을 해도 주문량을 채우기 모자라 지난 3월 예정됐던 냉연공장 보수 일정을 미루기도 했다.

무엇보다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빠른 속도로 인상되고 있는 글로벌 철강 가격이다. 특히 전 세계 철강 가격의 지표 역할을 하는 중국 열연제품 수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올랐다. 여기에 중국 철강사들이 환경규제로 인한 감산을 시작하면서 그간 과잉공급되던 중국산 철강의 수출량도 대폭 줄었다.

중국산 철강재의 공급과잉이 가장 심각했던 2015년, 미국 철강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7%였지만 지난해 1%대로 크게 낮아졌다. 같은 기간 EU(유럽연합) 시장에서도 중국산 점유율은 13%에서 5%로 상당히 줄어들었다.


글로벌 철강 수급에 변화가 생기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들의 가격협상력은 올랐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도 올 1분기 170달러를 돌파하며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해 철강 가격을 올릴 명분이 생겼다.

이를 반영해 포스코는 지난해 말부터 4개월 연속 철강재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철강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올린 데 이어 연말에도 톤당 4만원을 올렸다. 지난 1월 8만원, 2월 10만원, 3월 만원을 인상했고 4월에도 5만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주요 수요처와 가격협상도 우호적으로 마무리한 상태다. 특히 조선사의 경우 조선업황 부진을 이유로 그간 조선용 후판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10만원 이상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통향 후판 가격의 경우 지난해 12월 톤당 65~70만원 선에서 현재 85~9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백신 보급이 확산되고 글로벌 철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철강 가격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포스코가 지난 1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힌 올해 연결 기준 매출 목표 59조4000억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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