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인자 기아 (114,100원 ▲2,400 +2.15%)가 '다 된 차에 기아 로고 뿌리기'라는 조롱을 받던 로고를 전면 교체하더니 이번엔 그랜저를 잡겠다고 K8을 출시했다. 기아의 '새 로고'를 달고 출시된 첫 차다. 현대차 (241,500원 ▲4,500 +1.90%) 그랜저는 국산차 판매 1~2위를 다투는 스테디셀러 세단이다.
12일 오전9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K8 3.5 가솔린 모델(시그니처 트림)을 2시간 가량 시승했다. '같은 가격이면 그랜저 대신 K8 탄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디자인·주행 성능·편의기능 모두 그랜저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이었다. 특히 K8의 디자인과 기아의 새 로고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관련기사☞ 기아 K8 실제로 보니…"그랜저가 걱정된다" )
기아 K8 외관/사진=이강준 기자
기아 K8 시퀀셜 라이팅/사진=이강준 기자
후측방 충돌 경고등마저 '유럽 스타일'로 바뀌었다. 기존엔 차 모양이었지만 외제차 경고등처럼 삼각형 내부에 느낌표가 들어간 스타일로 변경됐다.
기아 K8의 '웰컴 라이트'/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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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도로 환경 그래픽'도 벤치마킹…K8만의 공조장치 조작은 '혁신적'
크루즈 작동시 K8 계기판 화면(왼쪽)과 테슬라 모델Y 스크린 화면(오른쪽)/사진=이강준 기자
기아 K8 크루즈 작동 모습. 주변 도로 환경이 바뀌는 모습을 그대로 계기판에 표현해준다./사진=이강준 기자
K8의 공조장치 조작은 다른 차들에서는 볼 수 없는 혁신적인 방식을 택했다. 공조장치에서 가장 중요한 다이얼은 그대로 남겼고 화면 터치를 통해 메뉴 선택·공조 조작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했다.
화살표 모양을 선택하면 메뉴 버튼이 뜨면서 다이얼로 볼륨 조절을 할 수 있게 했고, 선풍기 모양을 터치하면 시트·공조 조작 버튼이 나온다. 디자인을 위해 버튼을 줄이고 터치 스크린으로 일원화하는 외제차들보다 한 단계 앞서있는 방식이었다. 실제 주행 중에서도 직관적으로 다이얼을 통해 차량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간편했고 그랬기에 안전한 주행이 가능했다.
기아 K8의 전환식 공조 버튼/사진=이강준 기자
K8도 못 피해간 국산차 '옵션·트림 가격 정책'…"그럼에도 가성비는 갖췄다"하지만 K8도 국산차 특유의 '옵션·트림 정책'을 피해가진 못했다. 이젠 필수 옵션이 된 '크루즈' 기능을 넣으려면 K8의 최하위 트림(노블레스 라이트)에서는 12.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두 개가 포함된 내비게이션팩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최하위 트림에서 두 옵션을 선택하면 3888만원(3.5 가솔린 모델,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으로 바로 윗 트림인 '노블레스'와 가격이 같아진다. 내비게이션 팩은 150만원, 크루즈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은 120만원이다.
[서울=뉴시스]기아는 8일 K8의 온라인 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기아 제공) 2021.04.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 외에도 프리미엄 세단인데도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가 유선으로만 작동한다는 점과 실제 도로에선 다소 불빛이 약했던 앰비언트 라이트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세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K8은 훌륭한 대안이다. 3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대 초반 중형 외제차 세단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이 탑재된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K8의 옵션·트림 가격 정책은 여전히 아쉽지만 그래도 '가성비'를 나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