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재무부담에도 2000억 자금조달 성공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4.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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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본사 / 사진제공=KCCKCC 본사 / 사진제공=KCC


건자재업체 KCC (235,500원 ▲6,000 +2.61%)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밑거름을 다졌다. 지난해 3조원에 달하는 M&A(인수합병)를 진행하면서 신용등급은 한 단계 하락했지만, 실적개선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회사채 발행규모를 2배 증액했다. 다만 높은 부채비율은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C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채무상환 목적으로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했다. 당초 10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말 실시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7400억원이 몰리면서 증액했다. 지난해 5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당시 시장에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KCC는 단기차입금으로 자금조달 방향을 돌렸었다.

당초 연이율 2.17~2.94%의 단기자금을 조달했던 KCC는 회사채 금리를 1.65%로 발행하면서 이자부담도 줄였다. 이번 결정으로 KCC는 연간 이자비용이 20억원 가량 줄어들게 됐다. 채권 기간도 앞서 1년에서 3년물로 갈아타면서 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회사채는 KB증권과 SK증권 (594원 ▲6 +1.02%)·NH투자증권 (11,340원 ▲350 +3.18%)이 각각 550억원, IBK투자증권이 350억원을 인수했다.



KCC는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지난해 한 단계 떨어진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 KCC는 지난해 세계 3대 실리콘 제조업체인 미국 모멘티브사를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등급은 AA0에서 AA-로 낮아졌고, 해외에서도 S&P(스탠다드앤푸어스) 신용평가 등급이 BBB-에서 BB+로 떨어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CC가 실적개선에 성공했고, 올해 경기회복 분위기에 맞물려 본격적인 체질개선 효과까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수 자금조달 영향 등으로 2018년과 2019년 순손실을 기록했던 KCC는 지난해 순이익 560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모멘티브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액은 5조원 규모로 2배 가량 뛰었다.

KCC는 올해 커다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 가까스로 순이익 흑자로 돌아섰고 전방산업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건설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KCC의 주력사업인 페인트(도료)·창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실리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체질개선에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리콘 전방 산업인 반도체·자동차·의류 산업이 호조세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방 수요 회복과 함께 사업 정상화의 물꼬를 틀 전망"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글로벌 실리콘 업계가 주요 제품 가격을 10~20% 인상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 극적으로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실리콘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KCC매출액이 5조3700억원으로 전년대비 5.7%늘고 영업이익은 3490억원으로 16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개선 기대감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해 기준 KCC 부채는 7조1015억원으로 전년대비 44.1%늘었다. 부채비율은 110.7%에서 135.4%로 급증했다. 단기성 차입금은 1조 6614억원으로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CC 관계자는 "양호한 자금시장 접근성과 보유 투자자산의 가치 등을 감안할 때 재무적인 융통성은 우수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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