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다섯살 에버랜드, 3대 걸쳐 2억5700만명 다녀갔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4.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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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에버랜드…동·식물 관람, 워터파크까지 종합유원시설

1976년 자연농원 개장 당시 입장객들의 모습. 사진=에버랜드1976년 자연농원 개장 당시 입장객들의 모습. 사진=에버랜드


용인 자연농원의 이름으로 문을 연 에버랜드가 오는 17일 개장 45주년을 맞는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사파리월드(1976년)부터 눈썰매장(1988년),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1996년) 등 굵직한 레저시설을 선보이며 국내 여가문화를 이끌어 왔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1976년 개장 당시 연간 88만명이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억5700만명이 발자취를 남겼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평균 5회 이상 방문한 셈이다. 이 밖에도 국내 나들이족이 45년 간 에버랜드에서 남긴 다양한 숫자들이 눈길을 끈다.

1마리부터 2억5700만명까지
1976년 개장 당시 사파리월드를 찾은 입장객들이 사파리 버스에서 사자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1976년 개장 당시 사파리월드를 찾은 입장객들이 사파리 버스에서 사자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
국내 최대규모 동물원과 테마파크, 식물정원을 운영하는 만큼 에버랜드는 사람부터 동·식물에 이르는 다양한 기록이 있다.



1마리와 18마리: 에버랜드는 국내에서 태어난 유일한 판다 푸바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판다 부부 아이바오(??·암컷)와 러바오(??·수컷)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위적 개입 없는 자연번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차례 없는 희귀사례로,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크다. 올해 대중에 첫 공개했다.

세계 최다산 기린을 보유한 기네스 기록도 갖고 있다. 에버랜드 암컷 기린 장순이는 1990년 첫 출산을 한 이후 2013년 18번째 새끼(17회 임신)를 낳으며 기린계의 '다산왕'에 등극했다. 서른살이 훌쩍 넘은 장순이는 에버랜드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사파리월드를 찾은 관람객들이 호랑이를 보고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에버랜드사파리월드를 찾은 관람객들이 호랑이를 보고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에버랜드
2명과 12만443명: 에버랜드 하루 최저 입장객은 1977년 1월20일에 기록한 2명이다. 전국적인 폭설과 한파로 입장객이 뚝 끊겼던 당시 노부부가 손을 꼭 붙잡고 자연농원을 찾았다. 한창 입소문을 타던 자연농원을 방문하기 위해 강원도에서 눈보라를 뚫고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찾은 것이다. 악천후에 문을 열 생각도 하지 않던 에버랜드는 운영을 재개했고, 노부부는 둘 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에버랜드 하루 최고 입장객도 자연농원 시절에 수립됐다. 1994년 6월5일에 무려 12만443명이 입장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현충일 연휴 특수로 남녀노소 나들이족이 몰린 것인데, 이후 20년 가까이 깨지지 않고 있다.

국내 첫 자연번식 판다인 푸바오와 엄마 아이바오. 사진=에버랜드국내 첫 자연번식 판다인 푸바오와 엄마 아이바오. 사진=에버랜드
340만개와 6650만송이: 에버랜드를 놀러 온 나들이객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상품은 동물 캐릭터 헤어밴드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헤어밴드만 무려 340만개가 팔려나갔다.

사계절 정성들여 키운 정원을 선보이는 에버랜드는 매년 5월마다 열리는 장미축제가 특히 유명하다. 1985년 처음 개최한 후 지금까지 6650만송이의 장미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COVID-19)로 축제가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에버랜드 대표 어트랙션 티익스프레스. 사진=뉴스1에버랜드 대표 어트랙션 티익스프레스. 사진=뉴스1
2200만명과 8400만명: 에버랜드를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테마파크로 이름을 알린 데엔 '티익스프레스'의 역할이 컸다. 2008년 개장한 목재 롤러코스터인데, 높이만 56m로 전 세계 롤러코스터 중 가장 높다. 약 13년 동안 2200만명이 탑승하며 에버랜드 최고 인기 어트랙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에버랜드에서 자연농원 시절부터 자리를 지켜 온 사파리버스가 운행을 종료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5060 부모님과 2030 자식세대가 모두 추억에 잠기는 일이 있었다. 1976년 사파리월드 오픈 후 맹수를 관찰할 수 있는 버스인 사파리 버스는 그 동안 8400만명이 몸을 실었다. 올 봄을 끝으로 은퇴하는 사파리버스는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탑승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45주년 특별 라디오 'On Air'
/사진=에버랜드/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는 개장 45주년을 맞아 노는 17일 자연농원 시절 라디오 공개방송 단골 무대였던 추억을 살려 특별 라디오 공개방송 'MHz.1976 On Air 자연농원' 이벤트를 펼친다. 1980~90년대 '별이 빛나는 밤에', '이종환의 디스크쇼' 등을 공개방송하며 추억을 선사한 에버랜드는 이번엔 유튜브를 통해 '보이는 라디오'로 생중계한다. 추억 사연부터 사행시 짓기 등 다양한 고객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버랜드 포시즌스 가든도 개장 45주년을 맞아 뉴트로(뉴+레트로) 콘셉트의 '자연농원 오마주 가든'으로 변신해 선보이고 있다. 현재 튤립, 수선화 등 100여종 130만송이의 봄꽃들이 만발해 있다. 과거 운행했던 놀이기구는 물론 브라운관TV, 광고 포스터 등을 오브제로 활용한 포토존을 마련했다.

에버랜드 측은 "개장 45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점과 성장전략을 새롭게 설정, 다양한 도전에 나설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테마파크 개념을 뛰어넘은 '디지털 스마트 스페이스'로 도약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합쳐진 '디지로그'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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