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세기의 배터리 소송 합의…'초미 관심사' 합의금은 얼마?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4.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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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합의]

LG·SK, 세기의 배터리 소송 합의…'초미 관심사' 합의금은 얼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3년차에 접어든 배터리 전쟁의 종지부를 찍게 되면서 양사가 합의한 금액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양사 모두 종전에 주장했던 금액에서 한 발씩 물러나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3월 초를 기준으로 시장에서 흘러나온 양사 요구 금액 관측치는 LG에너지솔루션이 3조원, SK이노베이션이 1조원 수준이었다.



3월 초는 지난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영업비밀 침해의 소송에서 최종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후였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내려졌던 '수입금지 조치(제한적 10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4월11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양사가 합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때다.



만 2년간 소송 공방전이 진행되는 동안 시장에서 관측했던 양사 합의금 규모는 그야말로 '널뛰기'였다.

지난해 2월 ITC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예비판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 준 시점을 전후해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0조원+로열티'를 요구했다는 설이 제기됐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에 반해 SK이노베이션이 수 백 억원~수 천 억원 수준의 합의금을 고려한다는 보도들이 나왔었다. 사안을 바라본 양사 시각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양사 합의 규모는 주주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기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갖은 추측들이 나왔다. 지난해 시장에서는 양사간 합의금 규모에 대해 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거론됐었다.


올해 2월 ITC 최종 결정 이후 양사 합의금은 LG에너지솔루션이 3조원을, SK이노베이션은 1조원을 제시했다는 설이 제기됐다. 최종 결정에서 승리한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협상력이 그만큼 올라갔던 때다. SK이노베이션이 '조단위' 합의금을 제시했다는 설이 나온 것도 이 때가 처음이다.

그러면서도 양사는 표면적으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는 미국에서의 공장 계속 운영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공장 설비를 유럽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단 기류도 읽혔다. 상당 기간 공들인 미국 사업을 접는다는 것은 SK이노베이션으로서도 사업 타격이 크지만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친 셈이었다.

4월 들어 고위급·실무단 물밑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2조원대 후반~3조원을 제시했다는 시장 관측도 나왔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격 합의에 이른 만큼 양사 중 어느 한쪽도 기존에 거론되던 희망 액수를 고집하는 대신 상호간 양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이같은 업계의견을 종합하면 현재로서는 2조원대에 양사가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합의의 방식을 두고도 숱한 관측들이 제기됐다. 총액을 맞추되 연분할로 납부할지, SK이노베이션이 관계사 지분을 포함시킬지 등의 가능성이었다. 올해 5월 상장을 앞둔 분리막 자회사 SKIET의 경우 최근 시장에서 최대 7조5000억원의 몸값이 거론되기도 한다. 단, 공모 절차에 돌입한 이상 모회사의 SKIET 지분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 간 보호예수되기에 당장의 매매를 염두에 두고 협상테이블에 올리기엔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한편 현재 미국 출장 중인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주말간 화상회의를 통해 배상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이날 오후 중으로 공동으로 합의에 관한 입장문을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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