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156억 번 주식투자 전설 "로또는 끝, 좋은 기업 고르려면…"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1.04.10 08:30
글자크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①



"칵테일 파티 이론을 보면 마지막 단계(주식 시장 과열)에서는 사람들이 펀드매니저에게 주식을 가르쳐 줘요. 잠재적 수요(주식을 하지 않던 사람)가 고갈됐다는 의미고, 서서히 시장의 상승력이 소실된다는 거죠. 저는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봅니다."



'여의도의 전설적 투자자' '영원한 펀드매니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발언은 거침 없었다. 30여년 간의 주식 투자 내공으로 쌓인 그만의 '관점'이 확고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관점은 확실히 남들과 달랐다.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세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과연 앞으로도 그럴까"하고 질문을 계속 던졌다. 그가 코스피 지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 놓고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할 수 있는 것도 끝임없는 의심의 결과다.



강 회장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주식 시장에 대한 시각과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강 회장은 "주식 하는 사람들이 좋은 기업은 찾지 않고 경제, 주가 지수 이런 것만 본다"며 "주가가 안 떠도 좋은 기업은 많다. 내 삶과 내 일상을 지켜주고, 고객이 늘면 고객들이 좋아하는 그런 기업들을 주변에서 잘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억→156억 번 주식투자 전설 "로또는 끝, 좋은 기업 고르려면…"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의 인터뷰는 3편에 걸쳐 나갈 예정입니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좋은 기업을 고르는 노하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사진=이주아 PD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사진=이주아 PD
질문 : 김사무엘 기자

답변 :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Q. 최근 동학개미 열풍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의 30년 투자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역사가 1992년에 외국인한테 자본시장을 개방했던 자본시장 자유화였는데, 동학개미의 유입은 그걸 뛰어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몇 번에 걸쳐서 개인이 주식시장에 유입된 적이 있었거든요. 시장이 흥분할 때 시장에 참여했다가 주가가 떨어지면서 쓴 맛을 봤던 역사가 있었죠. 그런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그렇게 외국인이 시장을 떠나는 데도 오히려 우리 투자자들은 그 공포를 이기면서 투자를 했어요. 정말 엄청난 사건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Q. 투자자들이 회장님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과거 1억원으로 156억원을 벌었던 전설적인 투자 역사 때문일 텐데요.

▶제가 IMF때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두 가지 같아요. 하나는 굉장한 운이었고, 다른 하나는 용기였죠. 지난해 시장에 뛰어들었던 그 많은 분들도 용기의 대가로 좋은 성과를 거뒀잖아요?

그런데 지금부터는 용기가 아닌 진정한 학습,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과정이 생략된 좋은 결과가 나중에는 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걸 많이 봤어요. 로또는 그렇게 길게 가지 않습니다. 지난해 성과를 가지고 '주식 아주 쉽네?'했다가는 잘못된 미래를 잉태할 수 있는 거죠.

Q. 좋은 기업을 고르기 위한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좋은 기업을 고르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기업은 눈을 뜨면 내 일상을 지켜주고, 내 삶에서 그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결별하면 내가 힘들어지고, 고객이 늘면 고객이 좋아하고 그래서 고객들이 더 들어오는 그런 기업. 자동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죠.

그리고 저는 30년 동안 늘 의심했어요. 우리 직원, 펀드매니저들에게도 '사실을 알아라. 그리고 남들과 달리 그 사실을 해석해라. 가설을 만들고 가설들을 충돌시켜서 나의 '관점'을 만들어라'하고 얘기합니다. 의심이야말로 (주식 시장의 방향을 알려 줄) 나침반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피, 지금이 꼭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사진=이주아 PD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사진=이주아 PD
Q. 피터 린치의 '칵테일 파티' 이론(칵테일 파티에 모인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식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시장이 과열 단계임을 의미한다는 이론)에 따르면 지금이 주식 시장 꼭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칵테일 파티의 적용 범위는 시장의 문제예요. '한국 주가지수 시장이 얼추 다 왔어? 아님 바닥이야?' 라는 징후의 포착에서 칵테일 이론은 상식적으로 맞는 이론 같아요.

칵테일 파티 이론을 보면 세번째 단계(주식 시장 상승기)에는 칵테일 파티에 모인 사람들이 펀드매니저에게 주식을 물어보죠. 마지막 네번째 단계(시장 과열)에서는 사람들이 펀드매니저에게 주식을 가르쳐 줘요. 이는 잠재적 수요(주식을 하지 않던 사람)가 고갈됐다는 의미고, 서서히 시장의 상승력이 소실된다는 거죠.

시장의 관점에서 지금은 칵테일 파티의 3~4단계라고 얘기해도 된다고 봐요. (시장이 꼭지라고 해도) 우리는 좋은 기업만 찾으면 돼요. 주식하는 사람들은 늘 좋은 기업은 찾지 않고 경제, 주가지수 이런 것만 봐요. 그런데 저는 경제가 나쁠때도 돈을 벌었거든요? IMF때 경제가 얼마나 나빴습니까. 작년에 경제가 얼마나 나빴나요. 그런데 오히려 돈을 벌어요.

주가가 안 떠도 좋은 기업은 많아요. 더 멋진 기업이 있으니까 그 기업과 함께하라 라는 의미죠. 개별 기업과 주가지수는 다른 영역이라고 봅니다.

10년 뒤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줄 주식

Q. 최근 모 방송에서 '좋은 주식에 투자하라. 그리고 수면제를 먹어라. 10년 뒤 깨어나면 부자가 돼 있을 것이라'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됐는데요. 회장님이 보시기에 10년 뒤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줄 주식은 무엇인가요?
▶좋은 기업과 오래 함께 하는 것은 궁합이 맞아요. 그런데 나쁜 기업, 나쁜 주식과 오래 함께하면 어떻죠? 수면제 먹으면 바로 독약이죠.

좋은 주식을 고를때 '3~4년 후에 이 기업이 사라지지 않을까?' 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그 회사가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 자기가 확인할 수 없는 주식은 하면 안돼요. 그 회사의 주인이면서 뭐 만드는지도 모르면 잘못된 투자죠.

Q.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대로 알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은 투자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사실 저는 바이오 주식은 모르겠어요. 모든 산업, 모든 기업을 다 알 필요는 없잖아요? 자기가 가장 잘 아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게 필요해요.

좋은 기업을 볼 때 △기업의 가치가 오래 갈 것인지 △이익을 예측할 수 있는지 △이익의 변동성이 심하지 않은지 △이익의 확장 가능성은 높은지 등을 잘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바이오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죠.

대신 저는 여자분들이 좋아하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그런 기업들을 물어봐요. 이런 기업들은 앞으로도 여자분들이 많이 좋아하겠죠?(이익의 지속 가능성) 또 최근에 게임주가 주목받고 있는데 여성 게이머들의 등장과 함께 기업 가치가 뛰었대요. 그러면 '여성 게이머가 진짜로 늘고 있어?' 물어보는 거죠. 그런 현상이 목격되면 그게 가치인거죠.

저는 옛날에 종로학원을 다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메가스터디 주가가 뜨잖아요. 저는 메가스터디를 몰랐는데 이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엄마들이에요. 엄마들이 돈을 쓰니까요. 이런 것처럼 자기 주변에 가치가 존재하고 자기가 더 쉽게, 더 빨리 찾을 수 있는 가치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