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만에 드러난 中공직자의 살인·탈옥…'매수' 관리만 80명

머니투데이 이소현 기자 2021.04.0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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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교도소.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제공=로이터/뉴스1중국 교도소.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제공=로이터/뉴스1


중국의 한 고위공직자가 과거 살해를 저지른 살인자였고 유죄 판결 후 3개월 만에 탈옥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가 공직으로 진출하기까지 도움을 준 관리들만 약 80명에 달한다.

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내몽골 자치구 후룬베이얼시 찬바얼기의 인민대표 겸 마을회장 바투 멍허는 과거 살인을 저지른 살인자였다.



그는 1992년 같은 지역에 살고 있던 한 소년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 공산당에 입당한 그는 후룬베이얼시의 작은 지역에서 인민대표회의 부관으로 선출됐고, 능력을 인정받아 2012년 인민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또 마을 사람들의 신임이 두터워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마을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바투가 살해한 피해자 어머니가 등장해 "마을 대표이자 인민대표회의 대리인 바투는 어린 내 아들을 죽인 살인자"라고 주장했다. 사법당국은 어머니의 거듭된 호소 끝에 바투에 제기된 의혹 관련 수사를 결정했다.



수사 결과 바투는 1993년 9월 치료를 받기 위해 교도소에서 일시 석방된 후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15년형 중 단 3개월만 복역한 상태였다. 바투의 어머니가 한 병원 간부로 재직하던 자신의 오빠에게 가짜 진단서 발급을 요구했고, 이 가짜 진단서를 받아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또 그를 감시하던 교도관 3명과 사법당국 인사들을 매수해 그를 완전히 빼돌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바투의 어머니로부터 매수당한 교도소장은 2007년 그의 석방 증명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이후 공식적으로 자유의 몸이 된 바투는 매수한 고위공직자들의 도움으로 지난 2010년 공산당에 입당해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바투의 불법 탈옥과 입당 등을 도운 관리들은 모두 84명이다. 이 중 54명이 중징계를 받았고 나머지 30명은 가벼운 징계를 받거나 경찰 수사를 받는 데 그쳤다.

한편 바투는 과거 채우지 않은 형량을 모두 채우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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