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방생 마세요" 하천 생태계 좀먹는 외래생물

뉴스1 제공 2021.04.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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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금강환경청 생태조사
중국 줄무늬목거북이 등 확인

금강환경유역청은 9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원흥이방죽 일원에서 생태환경 조사를 했다.2021.4.9/© 뉴스1 조준영 기자금강환경유역청은 9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원흥이방죽 일원에서 생태환경 조사를 했다.2021.4.9/© 뉴스1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야생 생물을 함부로 방생하지 마세요."

무단 방생한 외래 생물이 충북지역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 하천은 물론 도심 속에 자리잡은 방죽에서까지 발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큰 문제는 외래 생물 상당수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종(種)이라는 점이다.



9일 오후 2시쯤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원흥이방죽에서 금강환경유역청 주관 생태 조사가 이뤄졌다.

근래 방죽 인접 하천에서 발견된 미국가재 토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환경청은 원흥이방죽을 비롯한 산남천 9개 지점에 통발을 설치,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김수환 박사가 생태조사용 통발 안에 들어있던 외래 생물인 페인티드터틀(painted turtl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1.4.9/© 뉴스1 조준영 기자국립생태원 김수환 박사가 생태조사용 통발 안에 들어있던 외래 생물인 페인티드터틀(painted turtl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1.4.9/© 뉴스1 조준영 기자
조사원이 물로 들어가 첫 번째 통발을 수거했다. 밖으로 꺼내 온 통발 안에는 '중국 줄무늬목거북이'가 들어 있었다.

중국 줄무늬목거북이는 2019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과거 애완용·종교계 방생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 유입됐다.


중국 줄무늬목거북이는 멸종 위기종인 토종 남생이(거북목 늪거북과 파충류)와 교잡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런 까닭에 토종 생물 순수성을 훼손시키는 교란종 중 하나로 꼽힌다.

외래 생물은 이후에도 잇따라 발견됐다.

원흥이방죽과 맞닿아 있는 참개구리못에 설치한 통발에서는 페인티드 터틀(painted turtle)이 나왔다.

미국에서 흔한 담수산 거북이 일종이다. 주로 애완용으로 길러지는 종으로 등딱지 가장자리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생태 교란종은 아니지만, 자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없는 만큼 방생을 자제해야 한다.

조사에 참여한 국립생태원 김수환 박사는 "기르던 외래 생물을 자연에 많이 유기한다"면서 "버려진 외래 생물은 국내 생태계에 적응해 살기 때문에 절대 유기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두꺼비 생태공원 경계지점에서 잡힌 미국가재.(금강환경유역청 제공).2021.4.9/© 뉴스1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두꺼비 생태공원 경계지점에서 잡힌 미국가재.(금강환경유역청 제공).2021.4.9/© 뉴스1
이날 조사에서는 미국가재는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청은 원흥이방죽 일원에서 생태 환경 모니터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산남동 생태공원 경계 지점에서 생태 교란종인 미국가재가 발견됐다.

잡식성인 미국가재는 1990년대 초 식용·관상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고기는 물론 곤충, 동족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울 정도로 포식성이 강하다. 환경 적응력도 뛰어나 국내 생태계를 위협하는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환경청 관계자는 "미국가재 서식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1주일 동안 통발 설치를 유지해 추적 관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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