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권? 안철수 합당?…미끄러진 서울 '빅네임', 다음 행보는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1.04.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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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입장발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박 후보는 당사에서 지도부 면담을 마친 뒤 개표상황실에 들리지 않았다. 2021.4.7/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입장발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박 후보는 당사에서 지도부 면담을 마친 뒤 개표상황실에 들리지 않았다. 2021.4.7/뉴스1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갈렸다. 오 당선인이 10년 만에 서울시정으로 복귀하면서 서울시장 본선 혹은 경선에 참여했다가 낙선한 이들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패배' 박영선 탓은 아니다…"암중모색"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39.18%의 득표율로 서울시 '수성'에 실패했다. 전직 언론인 출신에 4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자리에까지 오른 박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낙선으로 성공 가도가 멈추게 됐다. 박 후보는 8일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이번 참패에 책임을 통감했다.



하지만 당초 이번 선거가 여권 전체에 대한 '심판론'의 결과인 만큼, 이번 패배가 단지 박 후보 때문만은 아니란 게 정치권 시각이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9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뻔히 질 걸 알아 박 후보가 피하고 싶었던 선거"라며 그의 부담을 덜어줬다. 박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잠행 끝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2년 연속' 선거 실패 이겨낼까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2021.3.3/사진제공=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2021.3.3/사진제공=뉴스1
경선에서 오 당선자에 패한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 이어 연거푸 선거에서 실패했다. 나 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지지층이 사실상 우리 당 후보를 정하는 황당한 경선 룰이 왜 쓰리지 않겠느냐만"이라며 경선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경선에서 우세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원 외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 자신이 불리했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선거가 끝난 8일 "대한민국 정치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 대선"이라며 패배를 털어낸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로 치뤄질 당대표 선거에 나 전 의원이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이대로 정말 국민의힘과 '합당'?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끝내 오 후보에게 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야권 정계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안 대표 본인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거론한 만큼 국민의힘 측에서도 이를 직접적으로 요구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9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안 대표가 합당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며 "(합당하면 당 대표 출마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 안 대표가 오 당선인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재보선 '이후'를 위한 물밑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도 8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을 받들어 내년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권 교체로 보답하겠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서울=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21.4.8/뉴스1  (서울=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21.4.8/뉴스1
그외 낙선자들…김진애·금태섭은 어디로
여권 단일화 경선에 탈락한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에서 극심한 '패싱'을 당했지만 그러려니 한다. 이렇게 멘탈을 키운다"고 썼다.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선거에 열의를 보탰지만 호응하지 않은 민주당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의 의원직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승계됐다. 김 전 의원은 6일 "선거 끝나고 나면 포털 뉴스 순위부터 없애야 한다"고 공언한 만큼 김 전 대변인을 필두로 언론개혁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 경선에서 탈락한 금태섭 전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특히 금 전 의원은 민주당 출신으로 '빨간 점퍼'를 입고 오 후보 지지에 나서 화제가 됐다. 현재까지 무소속 신분인 그가 국민의힘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야권 개편을 언급하며 "금 전 의원이 들어온다고 본다"며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셨다. (유세차에 오른 금 전 의원이)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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