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이 2년간 몰래 8살 딸 폭행…엄벌해달라" 엄마의 호소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4.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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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경기 수원에서 8살 딸이 20대 새아빠로부터 2년간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며 엄벌을 호소하는 친모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가 새아빠로부터 2년간 무차별적으로 폭행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피해 아동의 친모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가해자와 2년 전부터 같이 살았다. 제 앞에서는 딸에게 자상한 아빠였다"며 "언제부턴가 아이 얼굴에 멍이 들어있을 때마다 왜 그랬는지 물었지만 아이는 '넘어졌다', '옷걸이에 부딪혔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한 멍자국들이 계속해서 생기던 중, 어느날 밤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울기 시작해 응급실에 데려갔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의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딸이 배가 아픈 이유가 '뇌진탕과 타박상으로 인한 복통'이었다는 것.

A씨는 "그동안 아이에게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으니 '엄마가 슬퍼할까봐', '엄마가 아빠한테 맞을까봐'라고 털어놨다"며 "집에 설치돼있던 CCTV를 봤을 때는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청원에 따르면 CCTV 영상에는 A씨가 잠깐 편의점이나 화장실에 간 사이 동거남 B씨가 아이 얼굴에 주먹질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A씨는 "아이는 반항도 못한 채 얼굴을 잡고 울었고, B씨는 아이 얼굴에 풀스윙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며 "별거 아니라는 듯 하품까지 했다. 확인한 것만 4번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딸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아이 다리 인대는 늘어난 상태다. 심리적 장애도 겪고 있다"며 "제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팔을 물어뜯으며 자해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또 "머리를 만지려고 하면 소리 지르고 발악한다"며 "심리센터에서는 '학대 당시의 두려움에서 나오는 행동'이라고 했다. 아이의 정상적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현재 고향에 내려가 살고 있다. 심신미약을 핑계로 정신과에 간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하루 빨리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 정당한 처벌을 받고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8일 오후 4시 기준 19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B씨에 대한 1차 조사를 지난 7일 마쳤다. B씨는 지난해 12월24일, 31일 C양을 주먹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경찰에 접수된 건은 해당 날짜뿐이지만 경찰은 B씨의 폭행건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B씨는 본가인 전북 지역으로 내려갔고 입원을 핑계로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로부터 제출받은 CCTV 영상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보강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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