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멈춘 재난문자 불안 키웠다"…19명 확진 초등학교 가보니

뉴스1 제공 2021.04.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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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대부분 같은 아파트 주민…편의점, 학원 등 동선 겹쳐

8일 전북 전주시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 교문에 학생들을 환영하기 위해 만든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됐다.2021.4.8/© 뉴스1 이지선기자8일 전북 전주시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 교문에 학생들을 환영하기 위해 만든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됐다.2021.4.8/© 뉴스1 이지선기자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전주 A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인근 호성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A초등학교 관련 확진자는 8일 오전 현재 학생 11명, 가족 6명, 방과후 강사 1명, 교사 1명으로 모두 19명에 달한다. 방과후 강사인 전북 1581번 확진자가 증상이 있는 상태로 수업을 진행한 것이 화근이됐다.



이날 오전 찾은 A초등학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학교 건물 주변으로는 안전 통제선이 설치 돼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아야 할 운동장과 놀이터 역시 텅 비어있었다. 교문에는 '코로나19를 잘 이겨내는 학생들을 칭찬합니다'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 학교는 전날 오전 확진자가 발생하자 오는 20일까지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학교 앞에서 우연히 만난 교직원은 기자를 보자마자 검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며 '쉿' 소리를 내더니 "아무것도 말씀드릴 수 없다"고 황급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 인근의 문구점과 일대 학원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어·음악·태권도·미술 등 인근 학원들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잠정 휴원에 돌입했다.


문구점을 운영하는 B씨는 "혹시 몰라서 진단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며 "아이들이 다 집에 있어서 문구점엔 거의 안 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학부모의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다. 한 재학생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우선 음성이 나오긴 했다"면서도 "자가격리 해제전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던데 좀 더 긴장하면서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불안감은 점차 지역사회로 번지고 있다. 인근 어린이집에서는 "A학교에 재학 중인 가족이 있는 경우 등원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각 가정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전날 확진자가 발생하자 해당 학교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검사 대상자만 800명에 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8일 전북 전주시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에 출입 통제선이 만들어져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됐다.2021.4.8/© 뉴스1 이지선기자8일 전북 전주시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에 출입 통제선이 만들어져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됐다.2021.4.8/© 뉴스1 이지선기자
학부모들은 교육당국 등 행정기관에서 제때에 정확한 정보제공을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있다.

A학교 6학년 재학생의 어머니 C씨는 "학교 알림톡을 통해 근거없는 유언비어에 휩쓸리지 말라는 내용이 공지됐다"며 "상황을 즉각 알 수 없다보니 부모들끼리 온갖 정보들이 공유됐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C씨는 "이미 아이들끼리하는 단체카톡방에서는 몇학년 누가 확진됐다는 소문이 퍼진 상황이었다"며 "반면 행정적으로는 정확한 안내가 늦어지다보니 불안한 마음만 커졌다"고 말했다.

A학교는 한 아파트 단지에 둘러 싸여있어 대부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주민들의 동선 역시 대부분 겹친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재난문자 송출 자제' 방침에 따라 주민들에게 확진자 발생 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으면서 사태를 뒤늦게 파악한 경우도 많았다고 C씨는 전했다.

그러면서 “재난문자 발송을 무작정 멈추기 전에 이제 확진 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대안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있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현재까지 A학교 감염자는 3학년과 6학년에서 발생했다"며 "학원 등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을 모두 검사하고 있는 만큼 확진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확진된 초등학생들은 개별 입원이 정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는만큼, 정부 지침에 따라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함께 관리 받도록 안내될 예정이다.

8일 전북 전주시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이 텅 비어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됐다.2021.4.8/© 뉴스1 이지선기자8일 전북 전주시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이 텅 비어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를 중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됐다.2021.4.8/© 뉴스1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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