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 에넥스, 용인공장 매각...박진규 회장, 신사업 찾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4.08 15:57
글자크기
박진규 에넥스 회장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박진규 에넥스 회장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주방가구기업 에넥스 (485원 0.00%)가 1만평에 가까운 용인공장을 부동산 개발사에 310억원에 매각함에 따라 늘어난 현금성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넥스의 박진규 회장은 2년간 매출이 거의 반토막나고 2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침체분위기를 전환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고 자산 용인공장, 부동산 개발사에 넘겨...아파트 들어설 듯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넥스는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3만318㎡ 규모 토지를 310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129억원 중 2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공장가동률이 70%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토지가격은 높으면서 활용도가 낮은 용인공장을 매각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상대방은 부동산개발업체인 용인포금개발 유한회사다. 해당 부지는 현재 공장용지지만 주택부지로 개발이 가능한 1종일반주거지역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종상향 가능성이 있어 아파트 개발이 가능하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 에넥스와의 잔금 90% 지급일정이 6개월 뒤로 결정된 것을 보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개발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해당 부지는 에넥스가 보유한 담보자산 중 가장 규모가 크다. KB국민은행을 통해 130억원의 채권액이 설정돼 있다. 에넥스는 가장 담보규모가 큰 용인공장 부지 매각으로 운영하는 공장은 충북 영동의 황간공장만 남게됐다.



현금 556억 확보...경영악화 돌파구는?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에넥스는 지난 7일 계약금 31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10월 279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손에 쥐게 된다. 지난해말 기준 24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모두 556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에넥스가 이 돈을 어떻게 활용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당장은 경영악화에 따른 현금유동성 확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넥스의 사업실적을 보면 매출은 2018년 4456억원에서 2019년 3636억원, 지난해 2336억원으로 해마다 급격하게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9억원에서 -28억원, -85억원으로 해마다 적자폭이 커졌다.

관계사의 실적도 악화일로다. 해외법인인 에넥스 베트남과 에넥스 차이나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 가구 부자재 수출 등을 하는 비상장 회사 헤텍스도 마이너스 수익이 났다. 실적부진을 이어가던 카자흐스탄법인은 결국 청산했다. 중국법인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또 박유재 에넥스 명예회장의 3남이자 박진규 회장의 동생 박진우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방기구업체 엔텍은 벽산의 주방기기업체 하츠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난해 파산했다.


하지만 1000억원에 가깝던 에넥스 부채규모가 2년간 676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이어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실적부진을 타계할 신규사업 투자 가능성이 있다. 최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인테리업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

현금 활용 계획에 대해 에넥스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에넥스 관계자는 "용인공장을 대체할 새로운 물류부지를 찾고있다"며 "매장을 확충하는 등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강화를 위한 재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