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법원에 쌍용차 의견 회신…회생절차 '초읽기'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4.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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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본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쌍용차 본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보냈다. 법원의 쌍용차 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오전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조회서에 답변했다. 답변에는 회생절차 개시 동의 여부에 더해 관리인과 조사위원 선임 등에 대한 채권단 견해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이 법원에 낸 채권단 의견서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전 의례적인 절차다. 채권단 의견은 법원이 참고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산은 내부에선 새 투자자 유치에 실패한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적투자자로 거론되는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31일까지도 쌍용차에 대한 투자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다. 투자결정 지연에 책임을 지고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산은은 줄곧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결정과 자금조달 계획, 그리고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없는 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편 이날 산은이 답변서를 보내면서 쌍용차의 회생절차 돌입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법원이 이르면 9일, 늦어도 다음주에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쌍용차는 회생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청산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회생절차로 몸집을 줄인 뒤 새 인수자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업계는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는 쌍용차 협력업체였던 중견 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 법정관리란 표현이 파산 내지 청산이란 개념이었다면, 회생절차는 법원이 여러 이해당사자를 모아 이 기업을 회생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는 것"이라며 "회생절차에 들어간다고 다 망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재기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를 하고, 법원도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다면 (쌍용차) 노사와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조금씩 양보를 해서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돼 거기에서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며 "정부가 지혜를 모으는 과정에 역할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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