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위기는 기회…韓 MRO 투자 매력적"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1.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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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사이몬 라키 WSA 부사장 "한국 신규 사업 확대 및 투자 검토"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항공산업이 위기라고 하지만, 한국 항공사와 부품업체들이 축적한 기술력을 볼 때 오히려 투자 기회라고 봅니다."

마크 사이몬 라키 월드스타에비에이션(WSA) 부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항공산업이 코로나19 위기 돌파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다각도로 신규사업 확대 및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WSA는 항공기 임대(리스) 및 금융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운용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보유하고 있는 총 80대의 비행기 중 7대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에 대여하고 있다.

라키 부사장의 이번 방한 목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한국 항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고객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인수되고, 이스타항공도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사후관리가 중요해졌다.



라키 부사장은 "한국은 중국, 일본과 비교할 때 내수시장이 작아 항공사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여행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한 항공사와 비행기 구매를 협의한 점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마크 사이몬 라키 월드 스타 에비에이션(WSA) 부사장마크 사이몬 라키 월드 스타 에비에이션(WSA) 부사장


라키 부사장은 WSA가 아시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한국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의 지분 참여, 항공기 정비·수리(MRO), 항공우주산업 등 다양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내 항공 MRO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라키부사장은 "MRO 기술력만 따지면 한국은 이미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문제는 높은 인건비인데 정비시간(턴어라운드 타임)을 줄이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에서 60일 걸리는 정비가 한국에서 30일만에 가능하다면 일본, 중국의 항공사들이 한국 MRO 업체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기준 국내 항공 MRO 시장규모는 2조8000억원 정도다.


국내 항공 MRO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라키 부사장은 "항공기 부품들이 세관을 통과하는데 오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며 "WSA의 비행기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달째 수리 부품의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민간 기업이 MRO 기술 축적 및 영업을 하고 정부가 규제 완화와 전문인력 육성 등을 맡는다면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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