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도 이겨냈던 북경한미, '제약한류' 자존심 회복하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4.08 14:33
글자크기
사드도 이겨냈던 북경한미, '제약한류' 자존심 회복하나


한미약품 (314,500원 ▲1,000 +0.32%)이 중국에서 '제약한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코로나19(COVID-19) 직격타를 맞아 지난해 중국에서 역성장의 쓴맛을 봤지만 올해는 부활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도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확실히 늘어난 추세라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기준 매출과 이익의 두자릿수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액 성장폭은 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은 20% 내외 성장이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북경한미약품의 현지 사업 회복 전망은 지난해 상황을 돌이켜보면 한미약품에 단비다. 북경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35억원, 228억원으로 전년보다 25%, 39%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중국 현지 내수 처방의약품 시장이 위축된 탓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지 봉쇄령 등이 단행된 탓에 실적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외부 변수에 따른 결과였지만, 한국 제약 산업 중국 진출의 대표적 성공 모델로 통한 북경한미약품에는 충격이었다. 1996년 설립된 북경한미약품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실적이 매년 전년보다 성장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촉발된 2016년 실적이 이례적으로 후퇴했지만 바로 다음해부터 회복해 2019년까지 내리 성장세를 이어갔다.

북경한미약품의 부진은 한미약품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58억원, 486억원으로 전년보다 3.4%, 53.1% 감소했다. 지난해 북경한미약품 부진이 특히 뼈아팠던 배경이다.

이 같은 지난해 부진으로부터의 탈출 전망이 나오는 것 관련, 회사 관계자는 "현지 감염병 국면이 지난해 보다 크게 개선되며 대부분의 영업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해 실적이 워낙 위축된 탓에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큰 폭 성장하게 되는 '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현지 사업 정상화에 속도가 붙은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 회사 내부 평이다.


최근 항생제 '타짐주'(성분 세프타지딤)가 중국 전역 의료기관에서 우선처방목록에 등재된 점도 북경한미약품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공공의료시설인 국·공립병원 공급 입찰에 참가할 수 있게 됐는데 중국 세프타지딤 성분의 항생제 시장 규모는 5600억원에 이른다. 회사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은 타짐주의 현지 영업을 담당하는데 그 성과가 북경한미약품 매출로 잡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건은 코로나19 불확실성 극복이다. 백신 접종 국면에 접어들며 중국 현지 대폭적 감염병 재확산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든 상태이지만 미래를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요동치는 감염병 확산 상황에 따라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도 냉온탕을 오갈 가능성이 여전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아직 존재하는 감염병 변수를 딛고 올해 어느정도까지 실적 성장폭을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한미약품 전체 실적 회복의 폭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