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52주 신고가…'완전민영화' 한 발 더 접근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1.04.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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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사진=양성희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사진=양성희


우리금융지주의 완전민영화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분매각의 중요 변수였던 주가가 회복되면서다. 우리금융 주가는 비은행부문 수익 개선 기대감으로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반적으로 금융주 주가가 반등세인데다 상승 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지분매각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7일) 장중 1만85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6월 이후 줄곧 1만원 아래에 머물렀던 주가는 올해 초 금리 상승 국면에서 주요 금융주들이 부상하면서 함께 뛰어올랐다. 이날 우리금융은 전일 대비 50원(0.47%) 내린 1만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2019년 발표한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도 다시 꺼내볼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로드맵대로 일정이 진행되지 못한 것은 우리금융 주가가 예금보험공사(지분율 17.25%)의 원금회수 가격대인 1만2000원 수준에 못 미친 측면이 있다.

물론 금융위와 예보는 아직까지는 유보적인 태도다. 주가 상승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주가 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어 매각을 실행하는 게 실무적으로는 가능해도 정무적으로는 섣부를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가는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만으로 지분 매각 논의가 활발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의 시각도 비슷하다. 주가는 부가적인 지표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금융권은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실적이 좀 더 개선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 자회사가 없었던 관계로 지난해 증시 활황 덕을 보지 못했다. 은행 부문의 감익을 증권에서 만회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 역시 전년 대비 21.4% 줄었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국 입장에선 현재 우리금융 민영화가 시급한 현안이 아니다”며 “지금보다 주가가 더 뛰어야 매각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이 증권사 M&A(인수·합병) 등 수익 구조 다변화로 실적 개선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우리금융은 완전민영화를 향한 ‘1보 전진’이라는 평가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약했던 비이자 이익 향상 역시 자신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출범한 우리금융캐피탈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캐피탈 인수효과가 더해지고 추가적인 손실인식 요인들이 소멸돼 큰 폭으로 비이자이익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 또는 타 증권사와의 합병 등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이런 이유로 우리종금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터치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 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마땅한 증권사 매물이 없다면 신규 편입한 자회사들을 집중 관리·육성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내실화를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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