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특별 금융대응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3.30/뉴스1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은 8일 오전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38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금융대응조치의 향후 운용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3단계로 코로나19 금융상황을 진단한다는 계획이다. △위기지속 단계 △회복 단계 △정상 단계다.
금융당국은 '진단-대응 정책체계'에 따라 현 상황을 '위기지속 단계'로 진단했다. 코로나19발 위기국면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란 판단이다.
도 부위원장은 "실물경제와 기업실적 등에서 반등의 흐름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소상공인 등 취약부문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여전하고, 방역 상황의 불확실성도 크다"며 "현행 금융지원 기조를 지속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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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과정에서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세, 기업 신용등급 하락 등 국지적 리스크 요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진단-대응 정책체계'를 도입한 건 향후 과잉 유동성에 따른 금융시장 부작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IMF(국제통화기금)와 FSB(금융안정위원회) 등은 최근 충분한 금융지원 조치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각국이 금융분야 위험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각국 정부도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조금씩 변화해 가는 추세다.
중국은 과잉 유동성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인민은행을 통해 지난 2월 약 4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했다. 부동산개발업체 레버리지 규제와 은행 부동산대출 총량 규제도 강화한 상태다. 미국은 회사채 신용지원프로그램과 은행 레버리지 규제완화 조치를 중단했고, 일본도 BOJ(일본은행)의 ETF(상장지수펀드) 최소매입한도를 삭제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장수요에 맞게 가용재원을 효과적으로 재배분해 나갈 예정이다.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경우 지원 틀을 유지하되,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우선 이날 매입약정기간이 종료되는 증안펀드는 금융권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매입약정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조성된 자금은 출자기관에 배분할 방침이다. 다만 증안펀드 자체는 2023년 4월까지 존속하면서 시장불안 시 출자기관들과 즉각 매입약정기간을 재설정하고, 지원을 재개한다.
채안펀드는 당분간 현재 1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여력을 유지하되, 회사채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즉시 추가 캐피탈콜(Capital call)을 재개할 계획이다.
도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아케고스 펀드' 사태는 금융시장이 표면적으로 안정돼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는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취약한 상황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금융완화 기조와 과잉 유동성 상황 속에 감춰져 있던 잠재 리스크 요인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유사시 대응방안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