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8 실제로 보니…"그랜저가 걱정된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1.04.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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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 전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K8 전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기아 (110,200원 ▼1,800 -1.61%)에서 K7의 후속으로 내놓은 K8 실차가 공개됐다. 기아의 새 로고가 적용돼 '디자인은 기아다'라는 말을 스스로 입증했다. 외부 디자인뿐 아니라 내부 공간, 사소한 편의기능까지 기존 K7에 비해 대폭 개선됐다. 스테디셀러 현대차 (233,000원 ▼4,000 -1.69%)의 그랜저가 걱정될 정도다.



8일 오전 9시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기아360에서 K8 실차를 직접 관람했다. 시승 행사는 다음주로 예정돼있어 외관과 내부 디자인만 확인할 수 있었다.

외관 디자인에는 기아의 새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다 된 차에 기아 로고 뿌리기'라는 조롱이 있을만큼 기아의 예전 로고는 현 시대 트렌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자도 새 로고를 활용한 신차는 이날 처음 봤는데 K8에 완벽히 녹아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로고 크기도 작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기아 K8 '웰컴라이트' 잠긴 문을 열면 작동된다/사진=이강준 기자기아 K8 '웰컴라이트' 잠긴 문을 열면 작동된다/사진=이강준 기자
마름모를 위주로 만든 그릴 디자인, 패스트백 디자인을 차용한 후면 테일 램프도 좋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라이팅'이었다. 우선 차 문을 잠갔다가 열면 '웰컴 라이팅'이 작동하는 데 고급 외제차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차가 많은 주차장에서도 내 차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다.

독일 아우디 차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퀀셜 라이팅도 탑재했다. 방향 지시등을 작동할 때 단순히 깜빡이는 것이 아니라 조명이 순서대로 들어오는 기능인데 사소하지만 고급감을 살려주는 부분이다. 전·후면 모두 들어갔지만 '비상등'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사진=이강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느낌 물씬 났던 내부 디자인…혁신적 공조장치·공간감 모두 기대 이상

K8 내부/사진=이강준 기자K8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내부 디자인은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느낌을 받았다. 핸들에도 기아의 새 로고가 자리잡았고 공조장치와 중앙 디스플레이 부근엔 나무 소재로 마감처리를 했다. 크기도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모두 12.3 인치 대화면을 사용했다.

운전자의 시인성을 위해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했는데, 기자가 운전석에 앉아보니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정보를 읽어내기가 편했다. 다만 이 디스플레이의 장단점을 명확히 논하기는 실제 주행을 해보기 전이라 어려웠다.

운전대(스티어링 휠)는 제네시스에서 보던 G80이나 GV80 핸들에 기아 로고만 올려놓은 느낌이었다. 3000만원대 세단인데도 제네시스를 느낄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자가 K8에 탑승하는 장면/사진=이강준 기자기자가 K8에 탑승하는 장면/사진=이강준 기자
앰비언트 라이트도 포함됐다. 보조석 대시보드에서부터 뒷좌석까지 이어졌다. 색상도 사용자 설정으로 선택할 수 있다. 나무 소재는 앞좌석뿐 아니라 뒷좌석 도어까지도 들어갔다. 고급감을 살리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은 느낌이었다.

앞좌석에서는 공조 장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최근에 출시되는 렉서스 같은 고급 세단에서도 버튼 개수를 아끼기 위해 화면 터치를 통해 에어컨, 통풍·열선 시트를 조절한다.

K8 공조 장치 전환 장면./사진=이강준 기자K8 공조 장치 전환 장면./사진=이강준 기자
하지만 K8에서는 다소 독특한 방식을 썼다. 공조 장치에서 가장 중요한 다이얼은 그대로 남겼고 화면 터치를 통해 메뉴 조작·공조 조작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했다. 화살표 모양을 선택하면 메뉴 버튼이 뜨면서 다이얼로 볼륨 조절을 할 수 있게 했고, 선풍기 모양을 터치하면 시트·공조 조작 버튼이 나온다.

뒷좌석 착좌감도 훌륭했다. 패스트백 디자인을 차용해 후면 지붕이 급격히 내려오는 모양인데도 헤드룸(머리와 지붕 사이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웅덩이 같이 지붕을 '파놨다'. 덕분에 187㎝인 기자가 허리를 피고 앉아도 머리가 지붕에 닿지 않았다. 만약 K8 택시가 나온다면, 그랜저보단 K8을 골라타고 싶을 정도로 편했다.

뒷좌석 지붕 모습. 지붕에 웅덩이처럼 파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뒷좌석 지붕 모습. 지붕에 웅덩이처럼 파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기아 K8은 지난달 23일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015대가 계약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디자인과 편의기능 측면만 보면 이같은 호응이 납득이 갔다. 주행성능이 얼마나 발전했는 지는 내주 중에 점검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K8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혁신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대한민국 준대형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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