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광·소비재에 중국산 김치까지…커지는 반중정서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한민선 기자 2021.04.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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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No China, 선넘은 문화공정 커지는 반발④

편집자주 중국의 왜곡에 국내 소비자가 뿔났다. 중국에서 제작된 드라마, 웹소설,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스며든 중국 중심 사상에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으로 적극 맞서고 있다. 오랫동안 쌓여온 반중(反中) 정서가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도 함께 고민해본다.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중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보이콧으로 나타난 반중정서는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선거에서는 중국인 영주권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부상했다. 중국 전통거리를 조성하는 지자체 사업에 반대한다는 청원도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달 7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외국인 영주권자의 투표권이 화두에 올랐다. 서울에 사는 중국인 중 영주권을 취득한 뒤 3년 이상 서울에 거주했으며 서울시 외국인 등록대장에 올라있는 사람은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궐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총 4만22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투표 성향이 친중 노선을 펼치는 여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중정서가 만연한 가운데 최근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는 장영승 전 화교협회 사무국장이 서대문구 유세 현장 연단에 올라 여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반중정서는 지자체 관광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강원도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한중관계에 있어서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며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에는 40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춘천과 홍천에 있는 라비에벨관광단지 500만㎡ 내에 120만㎡(36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한중문화타운에는 중국 전통거리, 미디어아트, 한류 영상 테마파크, K팝 뮤지엄, 소림사 체험 공간, 중국 전통 정원, 중국 8대 음식과 명주를 판매하는 푸드존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는 인허가 주체이고 예산 지원을 하지는 않는다"며 "민간 기업에서 기본 계획을 구상 중인 상황인데, 인허가 단계에서 국민 정서 등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비위생적인 중국 김치 생산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중국산 김치 불매 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식당에 가서 김치 원산지를 살펴보고 원산지가 중국인 김치는 아예 손대 대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국내 수입되는 중국 김치는 안전하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이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중국에서 김치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중국에 김치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풀무원은 중국 현지 법인을 통해 김치를 생산·판매한다. 이들은 김치 대신 김치 중국식 표기인 '파오차이'(泡菜)로 상품을 팔고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에도 '김치'로 표기하라며 해당 기업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에 따르면 현지에 수출하는 김치는 파오차이로 표기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현지 사업에 제한이 따른다.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파오차이라는 표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 나라 국가에서 사업을 하려면 그 나라 법을 따라야 해서 난감하다"며 "현실적으로 기업이 (GB 표기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김치라는 한국의 고유 음식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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