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니어스, 용진이형상'…먹히는 정용진 마케팅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1.04.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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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최주환 SSG랜더스 선수가 받은 용진이형상/사진=최주환선수SNS4일 최주환 SSG랜더스 선수가 받은 용진이형상/사진=최주환선수SNS


"생각지도 못했던 정용진 구단주님 깜짝 서프라이즈. '용진이형 상' 너무 감사합니다"



2021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지난 4일 역사적인 SSG 랜더스 첫 경기서 홈런 두 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최주환 선수가 수상한 '용진이형상'이 화제다. 야구팬들이 인터넷 등에서 'OO이형'이라고 구단주를 칭하는 호칭을 딴 상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져서다.

'용진이형 상'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첫 경기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매 경기 용진이형 상을 시상하는 것은 아니고 창단 첫 승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수훈선수들에게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용진이형'으로 요약되는 정 부회장의 오너마케팅이 점점 발전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TV예능프로그램 간접출연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새로운 '대기업 오너'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모습이 화제가 되고 긍정적인 반응을 커지면서 최근 들어 계열사 공식 유튜브에 출연하거나 야구단 등의 행사에 직접 모습을 보이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용지니어스' '제이릴라' 등 정 부회장을 본 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등 오너마케팅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제이릴라와 용지니어스 등의 캐릭터도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아직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인지도 높은 캐릭터로 마케팅 효과가 클 전망이다.


정 부회장의 오너마케팅이 먹히는 것은 정 부회장이 위트있고 격의없고 감각적인 모습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 유튜브에 출연해 "(SNS활동은) 본인이 직접 해야하고 약간의 유머, 글이 길면 안된다"는 등의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인천=뉴스1) 박지혜 기자 =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경기를 찾아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4.4/뉴스1  (인천=뉴스1) 박지혜 기자 =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경기를 찾아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4.4/뉴스1
야구단 창단 이후에는 음성기반 SNS에서 야구단 운영에 대한 얘기를 하거나 창단식, 개막전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개막전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거나 SSG랜더스필드에 위치한 스타벅스, 이마트24, 노브랜드 등 계열사 브랜드를 둘러보며 '최고의 홍보모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은 실수로도 이미지 타격을 입기 십상이다. 실제 정 부회장의 SNS에 정치적 성향이 짙은 '가로세로연구소' 등이 팔로잉 돼 일부에서 뒷말이 나왔고 클럽하우스에서 경쟁사를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다른 경쟁사가 갖고 있지 않은 독창적인 오너 이미지로 그룹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국내에서 전반적으로 대기업 오너에 대한 부정적인 상황에서 작은 실수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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