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빅테크페이···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앞세워 흑자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04.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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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 빅테크페이···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앞세워 흑자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주도하는 국내 주요 빅테크(IT대기업)·핀테크(금융기술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매출이 최소 2배 이상씩 증가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수백억원의 당기순이익 흑자도 냈다. 매출도 7000억원을 넘겼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은 2000억~3000억원대 매출을 보였다. 플랫폼 우위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바탕으로 간편결제 시장마저 네이버가 잠식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70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기순익은 549억원이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1월 네이버에서 분사해 그 해 두 달여 간 868억원의 매출과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런 뒤 단 1년여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매출은 늘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비교된다.



거의 비슷한 서비스로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 중인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2844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17년 4월 설립 이후 손실 폭은 꾸준히 줄었다.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62% 가량 개선됐지만 250억원의 적자를 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LG유플러스로부터 결제 사업부분을 인수해 설립한 토스페이먼츠의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3898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만 보면 카카오페이를 제쳤다. 2019년 매출은 1187억원이었다.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909억원이었다. 2019년 1244억원에서 손실 규모가 줄었다.



주요 빅테크·핀테크 중 네이버파이낸셜의 매출증가가 두드러졌고 유일하게 흑자를 내면서 지급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검색 플랫폼과 ‘스마트스토어’라는 쇼핑몰 솔루션 생태계를 발판으로 지급결제 영역에서 카드사의 영역을 잠식해가고 있다. 특히 50만여개의 소상공인들이 입점해 있는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결제가 사실상 네이버페이로만 이뤄지는 구조여서 이런 성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무엇보다 경쟁사 플랫폼 대비 높은 수수료율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매출과 순익을 급성장시킨 동력으로 분석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와 비슷한 성격의 단순 결제형 네이버페이 일반 수수료는 매출 구간별로 최소 1.5%에서 최대 2.8%다. 0.8%에서 2.3%인 신용카드보다 높다.

가맹점에 고객관리·배송관리·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의 부가서비스기 추가된 네이버페이 결제 서비스 수수료율을 선택하면 최소 2.0%~3.4%다. 일반 결제 수수료율보다 높아진다. 더욱이 체크카드와 비슷한 기능의 계좌이체형 네이버페이 수수료율은 매출 전 구간에서 1.65%다. 매출 3억원 이하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0.5%인 것을 감안하면 소상공인에게 3배 이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핀테크의 높은 수수료율을 제어할 규제는 없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과 하위법령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율 적격 비용을 산정해 적용해야 하는 것과 비교된다. 정치권에서 간편결제 수수료율에 대한 관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규제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막강한 커머스 생태계 안에서 사실상 네이버페이가 독점의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여타 간편결제 대비 높은 수수료 수취가 가능한 구조”라며 “라이센스를 취득해 기존 금융권과 경쟁하는 카카오페이, 토스와 달리 네이버는 플랫폼 파워에만 의존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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