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대 롤렉스가 품절" 한국로렉스 매출 감소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4.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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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가도 시계 없어" 롤렉스 한국 매출, 폭풍 인기에도 오히려 감소

"2000만원대 롤렉스가 품절" 한국로렉스 매출 감소 미스터리


"국내 롤렉스 매장에선 공기만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백화점에서 샤넬과 쌍벽을 이루며 인기를 끈 롤렉스가 지난해 한국 매출이 되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로렉스의 2020년 매출은 2329억원으로 전년비 19.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49.2%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49.9% 감소한 219억원에 그쳤다.

매장에 방문해도 늘 텅 비어있는 매대, 돈이 아무리 많아도 못 사는 시계로 유명한 롤렉스는 샤넬과 더불어 백화점 오픈런(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매장으로 질주하는 현상)의 대상이 될 만큼 국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롤렉스 매장에는 늘 제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롤렉스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은 가능한 아침 일찍, 수시로 매장에 방문해 재고를 체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국로렉스는 스위스 롤렉스홀딩스 SA(스위스 롤렉스 지주회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로렉스의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절반 가량으로 줄었지만 스위스 롤렉스 본사에 대한 배당은 평년과 동일하게 진행됐다. 한국로렉스는 2019년 이익 잉여금 가운데 250억원을 배당으로 본사에 송금했는데 지난해도 같은 금액인 250억원을 배당했다.

한국로렉스는 2002년 설립됐으며 롤렉스 시계 판매와 수리 서비스까지 맡고 있다. 2015년에 한국로렉스가 국내 면세 사업권을 가져오면서 매출이 껑충 뛰기 시작했다. 2014년 965억원에 불과했던 한국로렉스 매출은 2015년 3260억원으로 레벨 업했다.

하지만 국내 고객들의 롤렉스를 향한 열망과 별개로 롤렉스 공식 판매처에 공급되는 시계 수량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공급이 제한적이기에 한국로렉스의 연 매출도 2015년 이후 크게 늘지도 않았다.


지난 2019년 4월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롤렉스 매장이 신규 오픈할 당시는 새로운 매장에는 시계 물량이 좀더 입고될 거란 소식에 개점 전날부터 밤샘 줄서기가 나타났다. 고객들이 침낭까지 준비해 백화점 앞에서 노숙을 할 정도였다.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롤렉스는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시계 물량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워낙 '구하기 힘든 몸'이 된 까닭에 롤렉스는 한국 시계 매니아들이 가장 갖고 싶은 시계 브랜드로 등극했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은 샤넬 매장으로 진입하려는 고객을 위한 줄이 형성되는 곳이지만 우측 입구는 롤렉스 매장 진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곳으로, 가이드 표지판까지 마련돼 있다.

롤렉스 측은 "모든 롤렉스 시계는 최고 품질을 보장하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생산되며 엄격한 기준 때문에 롤렉스의 생산 수량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때로는 시계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경우도 발생하며 일부 모델의 구입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롤렉스 정품 시계의 물량이 엄격히 제한적으로 공급되면서 중고 시장에서 롤렉스 시계의 몸값은 프리미엄이 붙으며 치솟았다. 1000만원대 시계에 500만~600만원대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롤렉스 매장에서는 신혼부부 등 롤렉스 시계를 구매할 특별하고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시계를 판매하는 등 리셀러(중고품 재판매자)를 피해 판매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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