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해외여행 94% 급감...서비스수지 6년만에 흑자 전환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유효송 기자 2021.04.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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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해외여행 94% 급감...서비스수지 6년만에 흑자 전환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가 6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COVID-19) 탓에 해외여행이 급감한 가운데 물동량 회복으로 해운사들의 운임 수입은 늘어난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가라앉고 보복 해외여행이 시작되면 서비스수지는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경상수지 80억달러…9개월째 흑자폭 확대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80억3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월대비 흑자규모가 16억3000만달러 늘어났다. 10개월 연속 흑자행진으로 전년동월대비 흑자규모는 9개월 연속 확대됐다.

2월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는 상품수지보다 서비스수지의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60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동월대비 규모는 5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2월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추세였지만 수출이 경기를 지탱하면서 상품수지를 끌어올리던 때다. 올해 2월은 수출(+9.2%)과 함께 수입이 12.6% 증가하면서 상품수지는 오히려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75개월만에 흑자전환…한진해운 파산 이후 처음
국내 최대 원양선사이자 선복량 기준 세계 9위(Alphaliner 발표) 컨테이너 선사인 HMM사의 '알헤시라스호'(2만3964TEU급)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사진=부산항만공사국내 최대 원양선사이자 선복량 기준 세계 9위(Alphaliner 발표) 컨테이너 선사인 HMM사의 '알헤시라스호'(2만3964TEU급)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반면 서비스수지는 1억3000만달러 흑자로 2014년 11월(9000만달러) 이후 75개월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우리나라는 양대 원양해운사인 한진해운이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운송수지가 만성적자상태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회복기에 맞춰 운송수지가 흑자전환하고 여행수지는 적자폭을 줄이면서 서비스수지가 흑자로 전환했다.

운송수지는 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교역물량이 늘면서 4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이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HMM의 선복량은 지난해 3월 43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에서 이달 72만TEU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내년이면 한진해운 파산 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현 HMM)의 선복량 합(100만TEU수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태다.

여기에 운임까지 증가하면서 흑자규모가 커졌다. 코로나19 장기화를 우려한 글로벌 해운사들이 선복공급량을 줄이면서다. 2월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동월대비 218.7% 상승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환경규제·코로나 대응으로 선박의 공급이 제한돼 운임도 상승했다" 말했다.


여행수지도 3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대비 적자폭을 1억3000만달러 줄였다. 입국자수가 전년동월대비 90.4%, 출국자수는 이보다 많은 93.5%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1월 14억달러 적자까지 떨어졌던 여행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각국의 봉쇄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적자규모를 6억달러 미만으로 유지해왔다.

"당분간 서비스수지 개선세 지속…체질개선은 '글쎄'"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같은 서비스수지의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우리가 여행을 많이 갔던 동남아시아, 일본 등이 백신접종속도가 늦어 당분간은 여행수지가 나빠질 가능성은 적다"며 "운송수지 역시 교역량 증가 등 올해 호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수지의 체질이 변했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덕상 KDI 연구원은 "한국은 순해외소비가 굉장이 높은 나라"라며 "해외여행이 재개된다면 다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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