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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재판부는 원고인 북한 기업들이 대한민국 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이 사건 소송에 필요한 증거들이 국내에 존재하는 점, 피고들 역시 주소지가 국내에 위치하는 점을 고려할 때 재판의 관할권이 대한민국에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인보이스(상품에 대한 거래 주요내용을 작성하는 문서) 등을 토대로 살펴보면 국내기업인 B사 등과 아연공급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A사가 아닌 다른 회사인 C사로 보인다"며 "A사에게는 물품대금 청구권이 없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 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는 <뉴스1> 과의 통화에서 "계약서 자체는 다툼이 없었는데 왜 피고 측이 주장하지도 않은 걸 재판부가 판단했는지 의문"이라며 "재판부가 계약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인지, 효력을 부정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A사의 위임을 받아 공동 원고 자격으로 소송에 참여한 김 소장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법원이 요구한 송금내역 등을 충분히 제출하지 못해 패소한 것"이라며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남북 간에 이런 분쟁을 조정하는 위원회가 없고 남북관계 또한 중단된 지 10년이 넘어 소송을 냈다"며 "2010년 5·24 조치에 대한 실행적 조치를 하지 않고 남북경협을 재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2019년 A사가 B사를 상대로 "미지급 아연 대금 53억원 중 일부인 1억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내면서 알려졌다. 북한 기업이 남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재판 과정에서 A사 측 법률대리인은 "2010년 2월 약 2600톤의 아연을 B사에 공급키로 계약한 후 아연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그 해 5·24 대북제재조치로 남북교역이 중단된 뒤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B사 측은 대금을 이미 지급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