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펀드 5.3조원 빠져나갈 동안 해외주식펀드엔 4.4조원 몰렸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4.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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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억원)/사진=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단위: 억원)/사진=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최근 6개월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선 자금이 계속 빠져나간 반면 해외주식형 펀드로는 4조4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해외주식투자에 눈을 뜬 투자자들이 종목 투자를 넘어 해외주식형 펀드 투자도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주식펀드(공·사모펀드 전체, ETF상장지수펀드 포함)에선 5조 3482억원이 순유출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주식펀드에는 4조 3772억원이 순유입됐다.

사모를 제외한 공모펀드로만 봐도 국내주식펀드는 같은 기간 2조 9040억원이 순유출됐고 해외주식펀드에는 3조 6321억원이 순유입됐다. 특히 연초 1월에는 해외주식 공모펀드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 직접투자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언어적 제약이 있어 투자종목을 확대하기가 국내주식보다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최근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하면서 동시에 해외주식펀드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해외주식펀드 중) 전기차, 2차 전지, 테크놀로지 등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는 업종이나 분야를 정하고 이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펀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익률이 더 높았던 국내주식펀드에선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펀드는 지난해 10월 월간 수익률이 -3.568%로 저조하긴 했지만, 같은 해 11월 15.116%, 12월 14.438% 등 두자릿수대 수익률을 나타났다.


해외주식펀드 수익률이 지난해 10월~12월 1.635%, 7.162%, 4.06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국내주식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던 셈이다. 지난달만 봐도 국내 주식펀드 수익률은 1.670%였지만 해외주식펀드 수익률은 -3.403%였다.

국내주식펀드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해외주식펀드보다 높았음에도 자금 유출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김 연구원은 "(펀드 등 간접투자에) 묵혔던 자금을 빼는 반면 (펀드로의)신규 유입은 활발히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올 1월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이 때문에 간접 투자로 묵혔던 자금을 빼 직접 투자에 활용하는 사람이 늘었단 얘기다.

김 연구원은 "해외주식펀드는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넘어오는 선순환이 되고 있지만 국내는 부분적으로 섹터펀드에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주로 자금이 들어오는 국내주식펀드는 2차 전지, IT, 자동차 등으로 인기 있는 해외주식펀드와 비슷한 분야가 많다.

김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성이 확실하게 기대될 수 있는 분야에만 투자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연초 이후 자금유입 상위펀드로 삼성 KODEX 2차전지, 미래에셋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등이었다.

김 연구원은 "특정 테마나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는 높은 기대수익률과 함께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며 "테마펀드처럼 특정 분야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20~30% 정도를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테마펀드는 변동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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