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줄 왼쪽부터 김교영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뒷줄 왼쪽부터 김승록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수석부사장, 송명준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6일 에어프로덕츠와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수소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일 계획” 이라며 "이 과정에서 블루수소 등 3대 미래 사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70%수준으로 높여 친환경 에너지 사업 플랫폼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해 수소사업을 위한 최적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룹 독자적으로 수소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어서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소를 생산하면 현대중공업이 수소운반선을 활용해 수요처로 수소를 공급한다. 직영 400개 오일뱅크 주유소를 활용해 2030년까지 180곳의 수소충전소도 확보할 예정이다. 인프라 확보 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주요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와 협력은 현대중공업그룹 수소사업의 백미다. 아람코에서 LPG(액화프로판가스)를 수입해 이를 원료로 현대오일뱅크가 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수소는 재판매하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별도로 포집해 자원화한다. 원료와 수요처를 아우르는 거대한 수소밸류체인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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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생산을 맡을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 및 소재사업을 3대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선정했다. 블루수소는 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별도로 모아 제거하는 친환경 에너지다. 물을 분해해서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완전 친환경 그린수소의 바로 전단계다.
이를 감안하면 MOU를 체결한 에어프로덕트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최적의 파트너다. 에어프로덕트는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수소생산업체다. 다양한 수소제조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천연가스는 물론 정유부산물을 원료로 수소를 제조할 수 있다. 공장 운영 노하우와 수소 액화·저장·수송기술 면에서도 앞서있다.
블루수소 생산 기술 중 허들이 가장 높은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처리방법이다. 탄소처리기술을 고도화해 수소 제조원가를 낮추는 한편 발생한 탄소를 어떻게 활용할지 대안을 세워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에어프로덕츠의 제조기술을 활용해 수소 생산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탄소는 별도 설비를 통해 친환경 건축자재인 탄산칼슘과 드라이아이스, 비료 등으로 활용한다.
한 단계 더 나간 그린 수소 사업 모델 개발에도 양사가 힘을 모은다. 에어프로덕츠는 지난해 7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네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질소와 수소로 이뤄진 암모니아는 분해 과정에서 탄소 발생 없이 수소로 변환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앞으로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