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강판 "미얀마 합작사 관계 정리 검토 중"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4.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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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전기강판의 모습./사진=포스코포스코 전기강판의 모습./사진=포스코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강판(C&C)이 미얀마경제홀딩스(MEHL)과 관계를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MEHL은 미얀마 정부가 출자한 공기업으로 현재 미얀마 군부가 소유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포스코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6일 MEHL과 합작회사와 관련 "사업관계를 재검토 중"이라며 "현지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정확한 시점이나 방법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포스코가 MEHL과의 합작사 보유 지분 70%를 매각하거나, 거꾸로 MEHL이 보유한 합작사 지분 30%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코강판은 지분 인수 및 매각을 포함해 MEHL과의 사업과계와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강판은 1997년 미얀마 시장에 진출해 2013년 MEHL과 합작사를 세웠다. 포스코강판측은 미얀마포스코C&C가 당시 법률상 불가피한 합작사였다고 밝혔다. 군부의 로힝야족 인권 탄압 문제가 불거지자 2017년부터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포스코강판은 미얀마 정부와 사업적 관계만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압박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6680억 달러(약 754조 원) 규모의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APG를 비롯한 여러 투자단체들은 자사의 포스코 보유지분이 책임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글로벌 기업들에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기업과의 유대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했다. 한국과 일본 등 일부 동맹국 기업들은 여전히 미얀마 군부가 소유하는 회사와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본 것이다.

또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경제공사(MEC)와 MEHL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포스코의 또 다른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미얀마에서 가스 사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강판이 지난해 미얀마에서 올린 이익이 20억원 수준이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거둔 이익은 3000억원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0년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MOGE)와 계약을 하고 미얀마 북서부 해상 가스전을 개발해 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분을 51%를 갖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MOGE, 인도국영석유회사(OVL), 인도국영가스회사(GAIL) 등도 프로젝트에 합작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군부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얀마 가스전 수익은 군부가 아닌 미얀마 국책은행으로 입금된다. MOGE는 미국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가스전 사업은 미얀마국영석유회사와 하는 것"이라며 "사업을 하는 동안 미얀마 정부는 군부뿐만 아니라 민주 정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은 미얀마에서의 가스 생산을 중단하면 미얀마인들에게 더 큰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토탈도 MOGE와 미국 기업 셰브런과 합작해 미얀마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파트리크 푸얀 토탈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쉬'를 통해 "어떤 기업이 수백만명에게 전기 공급을 끊는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며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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