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기술로 이익 365배↑ 제놀루션 등 포스트코로나 정면돌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4.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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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20 6월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항체면역 진단키트를 시연하고 있다. 2020.6.2/뉴스1  (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20 6월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항체면역 진단키트를 시연하고 있다. 2020.6.2/뉴스1


전 세계적인 코로나19(COVID-19) 확산 과정에서 'K방역'을 이끈 국내 주요 진단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진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 다각화, 기술 고도화, 해외 시장 진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국내 진단 업계 전반의 절박함에서 비롯된 상황이기도 하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놀루션, 프리시젼바이오, 진시스템 등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혜를 기회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체외진단 기술 제놀루션 "코로나19 수혜 최고 실적 안주하지 않겠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회사 제놀루션 (3,545원 ▲50 +1.43%)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수혜를 톡톡히 본 대표 기업 중 하나다. 제놀루션은 인체에서 유래된 소변, 혈액 등 시료에서 핵산(DNA·RNA)을 추출할 수 있는 시약과 장비가 주력 사업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제놀루션의 핵산 추출 시약과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배 늘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에서 핵산 추출 장비와 시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핵산 추출 장비는 한 번 공급되면 소모품이라 할 수 있는 시약을 꾸준히 사용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매출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놀루션은 코로나19 수혜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제놀루션은 최근 혈중 암세포(CTC) 분리 기술을 보유한 한국바이오셀프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바이오셀프는 혈중 암세포 선별 및 자동 배양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면역 및 항암 치료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제놀루션은 유전자 분석에 필수적인 핵산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바이오셀프의 혈중 암세포 분리 기술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제놀루션은 또 최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방식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분석 플랫폼을 개발한 면역진단 전문기업 에스엠엘(SML)제니트리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제놀루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기존 핵산 추출 사업 외에 RNAi(RNA interference, RNA 간섭) 기반 동물용 의약품 개발, 전자동 대형 장비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친환경 작물보호제 합성원료 개발 및 사업화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진단기술로 이익 365배↑ 제놀루션 등 포스트코로나 정면돌파
프리시젼바이오·진시스템도 동참…신규사업·기술고도화 집중
국내 진단 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시대 성장성에 대한 업계 안팎의 의문의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 대표 진단 기업 씨젠 (21,700원 0.00%)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내의원 운영 및 컨설팅 목적 사업을 추가한 결정도 이와 무관치 않다.

씨젠, 제놀루션뿐 아니라 프리시젼바이오, 진시스템 등 다른 진단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프리시젼바이오 (4,265원 ▲10 +0.24%) 역시 코로나19 수혜를 기대하는 회사다. 체외진단 기술 회사로,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4분기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김한신 프리시젼바이오 대표는 "백신 접종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사용량이 일부 감소하겠지만 변이 바이러스, 새로운 전염병의 창궐이 계속되는 한 K진단은 건재하다"며 "오히려 국내 PCR(유전자증폭)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면서 기술 신뢰도가 높아져 해외 시장 판로 개척이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최근 동물용 임상화학 진단기기 수출에 성공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3월 독일 회사 스킬(Scil)과 210억원 규모의 동물용 임상화학 검사기 및 카트리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면역진단 중심에서 임상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단 평가다. 글로벌 대형 거래선 확보로 안정적 매출 기반, 신규 사업 조기 안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잡았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진시스템은 분자진단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한 검체로 100여개의 감염병을 3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PCR 기반 신속현장형 POCT(현장진단)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인체 외 식품이나 반려동물 시장을 목표로 한 다양한 진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진시스템은 지난해 코로나19 진단 장비를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 판매하며 기술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

서유진 진시스템 대표는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투자 및 생산시설 확충으로 신속 분자진단 플랫폼 다각화에 나서겠다"며 "국내외 진단 콘텐츠 기업과 협업을 통해 지속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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