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렬 LX 사장 "LX홀딩스 출범하면 법적 대응"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1.04.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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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구본준 고문의 신설 지주회사가 사명을 LX로 결정하자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5월 1일 LX홀딩스가 출범하면 사명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할 계획이다.



김정렬 LX 사장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공공기관의 공사법을 보면 유사명칭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며 "혼동을 방지하고 국민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공익기관을 보호하려는 취지인데 (LX홀딩스 측이) 공공기관이 이미 10년이나 써온 사명 영문을 쓰지 않는 것이 상식에 부합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LG는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분할계획을 승인하면서 사명을 LX홀딩스라고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LX 홀딩스는 오는 5월1일 공식 출범한다. LX 홀딩스 측은 지주회사의 계열사로 LX 글로벌(현 LG 상사), LX 하우시스, LX 세미콘(현 실리콘웍스), LX 엠엠에이, LX 판토스 등 107건의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표법상으로는 디자인이 다르면 영문약자가 같아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LX라는 글자 자체는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에 상표법상 보호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문자와 이미지 표장이 일체가 돼 회사를 식별하고 동일성을 확인해준다는 측면에서 볼 때 상표법상으로 허용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LX홀딩스가 LX라는 영문약자를 쓰게 될 경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며 "LX 측에서는 업역이 같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외국에서 볼 때 LX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아래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자회사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사장은 또 "LX홀딩스의 논리나 주장대로 민간기업이 코레일이나 LH, EX(한국도로공사) 등의 공공기관의 영문약자를 디자인만 달리해서 쓰게 되면 상당한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LX홀딩스가 LX라는 이름으로 정식으로 출범하게 될 경우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사장은 "LX홀딩스가 5월1일 출범되기 때문에 현재는 쟁송의 대상이 없다"며 "특허청 심사를 거쳐 상표를 등록하게 되면 가처분 대상이 생기니 그때 사명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보면 문자 자체에서도 보호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나 관련 기관에 다툼을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현재 공사법 상 유사명칭을 금지하는 제도는 '명칭'에만 한정돼 있어서 영문이니셜, 표장 등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률제도를 보완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상표법상 국가나 공공단체 등을 표시하는 표장으로서 저명한 것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영문 이니셜 등은 사용금지 대상이 아니다

김 사장은 최창학 제 19대 사장과 동시에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작년에 해임된 최 사장은 지난 2월 해임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LX 사장직에 복귀했다. 김 사장이 20대 사장으로 새로 취임한 상황에서 최 사장이 복귀하면서 LX는 '한 지붕 두 사장' 사태를 맞고 있다. 최 사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LX서울지역본부로 출근하고 있고 김 사장은 전주의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경영은 나눠서 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라고 보고있다"고 밝혔다. 사장으로서 최 사장을 예우하지만 경영은 김 사장이 전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이사회나 노조원 대부분은 공사가 혼란에 빠지지 않고 일치된 비전 하에 대국민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며 "앞으로 100일 정도의 기간동안 공사가 안정적으로 본래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 부분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의 임기는 7월21일 까지다.

김 사장은 이날 LX가 앞으로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사장은 "LX가 그동안 지적·공간정보 서비스 기관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탈바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차원적 평면적 측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3차원 입체지적도를 구축해 자율주행이나 드론교통 등 4차산업산업혁명에 필요한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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