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린이 영양실조' 보도에 반발…"외국에서 실태 왜곡"(종합)

뉴스1 제공 2021.04.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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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성 어린이 영양관리연구소장 명의 담화
"유엔 인도주의 사업 도움될지 엄정 검토·단호한 대응"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0.10.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0.10.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은 6일 유엔을 인용해 자국 내 어린이 영양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한 외신에 대해 "황당한 날조 자료"라고 비난했다.



익명의 보건성 의학연구원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 소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우리 나라 어린이들의 영양관리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상기 자료가 전혀 사실무근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단언하면서 단호히 배격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달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발표한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대한 보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는 38개의 대북 인도지원 단체 및 기구들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단행된 국경 차단 조치로 인해 북한 내에서 어린이와 임산부 등 약 44만 명에게 제대로된 영양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영양실조 아동 9만5000여 명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10만1000여 명의 유아가 강화식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적시됐으며, 패널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북한은 보건, 의료, 식량 상황의 안정보다 정권의 안정과 지속성을 우선시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이날 반발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담화에서 "우리 나라에서는 비록 국가사정이 어렵고 모든 것이 부족한 조건에서도 어린이들의 건강관리를 최우선 중대사로 내세우고 있다"라며 "유엔의 모자를 쓰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심각한 '어린이 영양실조' 문제가 존재하는 것처럼 현실을 왜곡하는 것은 우리 국가의 영상에 먹칠을 하려는 불순한 적대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는 가장 신성시되고 존중돼야 할 어린이들의 깨끗한 이름마저 정치적 목적에 도용하고 있는 적대세력들의 비열한 처사를 준열히 단죄한다"라며 "적대세력들이 아무리 발악해도 우리 어린이들의 밝고 명랑한 모습은 절대로 지워버릴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 기회에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쓰레기같은 자료들을 되받아넘기며 반공화국 모략 소동에 앞장서고 있는 남조선의 사이비언론에도 경고한다"라며 "누구의 부추김을 받았든,그 이유가 어떻든 순진한 어린이들까지 건드리며 북남대결을 야기시키려 한다면 후대들 앞에 씻지 못할 대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이 같은 맥락에서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인도지원 단체들을 선별적으로 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담화는 "유엔과 비정부 단체의 간판을 가지고 진행되는 '인도주의 협조' 사업이 우리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가를 엄정히 검토할 것"이라며 "적대세력들과 한짝이 돼 돌아치는 기구와 단체들에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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