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탈정유' 선언..세계1위 수소기업 손 잡았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4.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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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정기보수 현장에서 안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27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정기보수 현장에서 안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오일뱅크가 주력인 정유사업 매출비중을 현 85%에서 2030년까지 40%대로 줄인다. 정유 외 사업 비중을 크게 늘린다는, 명실상부 탈 정유 선언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1위 수소생산업체 미국 에어프로덕츠와 함께 수소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어프로덕츠는 6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수소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에어프로덕트는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수소생산업체다. 천연가스는 물론 정유 부산물 등 다양한 원료로 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공장 운영 노하우와 수소 액화 등 저장기술, 수송 관련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2025년까지 블루수소 연산 10만톤 생산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후 수소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한편 현대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수소운반선을 통해 수소를 도입하고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 및 소재사업을 3대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선정했다. 블루수소는 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별도로 모아 제거하는 친환경 에너지다. 물을 분해해서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완전 친환경 그린수소의 바로 전단계다.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 에어프로덕트는 최적의 파트너다. 블루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탄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블루수소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도의 탄소처리 기술을 통해 수소 제조원가를 낮춰야 한다. 발생한 탄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도 필요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에어프로덕츠의 제조기술을 활용, 저렴한 원유 부산물과 직도입 천연가스로 수소를 생산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한 수소는 자동차와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고, 탄소는 별도 설비를 통해 친환경 건축자재인 탄산칼슘과 드라이아이스, 비료로 활용한다.


한 단계 더 나간 그린 수소 사업 모델 개발에도 양사가 힘을 모은다. 에어프로덕츠는 지난해 7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네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질소와 수소로 이뤄진 암모니아는 분해 과정에서 탄소 발생 없이 수소로 변환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일 계획” 이라며 "이 과정에서 블루 수소 등 3대 미래 사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70%수준으로 높여 친환경 에너지 사업 플랫폼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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