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명 전통음악그룹, '멤버 전원' 성폭력 기소…1명은 사망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1.04.0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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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유명 전통 음악 그룹 군데차 브라더스 멤버 전원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군데차 브라더스 페이스북인도의 유명 전통 음악 그룹 군데차 브라더스 멤버 전원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군데차 브라더스 페이스북


인도의 유명 전통 음악 그룹 군데차 브라더스 멤버 전원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5일(현지시간) BBC는 이 같은 내용 보도와 함께 피해자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 여성 A씨는 과거 인도 중부 마디야 프라데시 주에 있는 음악학교 드루빠드(인도 고전 음악) 산스탄의 학생이었던 당시, 군데차 브라더스의 멤버였던 라마칸트 군데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라마칸트는 지난 2019년 11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형제이자 같은 그룹 멤버인 우마칸트, 아킬레시 등과 함께 최근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라마칸트가 자신을 어두운 주차장으로 불러 차 뒷좌석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라마칸트가 갑자기 입맞춤을 시도했고 옷을 벗기려고 A씨의 몸에 손을 댔다. A씨는 "움직일 수가 없어 돌덩이처럼 가만히 있었는데 라마칸트가 '학교에 다시 데려다 줄까?'하고 물었다"며 "대답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성폭행 피해 이후로도 학교를 떠날 수 없었다. 전통음악 공부를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투자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3개월 후 라마칸트는 또 다시 A씨를 방안에서 성폭행했다. A씨는 "그는 관계가 끝나자 나가버렸다"며 "나는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괴로워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학생 B씨는 다른 멤버인 아킬레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보도에 따르면 총 5명의 여성들이 드루빠드 산스탄 캠퍼스 내에서 학대와 괴롭힘을 목격했다. 이들은 군데차 형제들의 성적 요구를 거부할 경우 음악 교육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군데차 브라더스는 2012년 인도 음악계에 기여한 공로로 인도 최고 권위 시민상 '파드마 슈리'를 수상했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 음악 그룹이다. 이들이 직접 설립하고 가르친 드루빠드 산스탄은 전 세계에서 외국인을 포함해 수백 명의 학생들을 끌어모은 음악 학교다.


그러나 학교 운영과 관련해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학교 측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고 설립됐다고 주장했지만, 유네스코는 "이 학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학교 측의) 해당 주장을 철회해달라고 통보할 것"이라고 BBC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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