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 사용료' 10년 소송 반전 또 반전…구글이 이겼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4.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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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글/사진=구글


구글과 오라클이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 저작권을 두고 10년 넘게 벌인 소송에서 구글이 다시 승부를 뒤집어 최종 승리했다.

6일 로이터,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오라클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6대2 의견으로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의견서에서 "구글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이는 공정한 사용에 해당하며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0년 오라클이 자사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구글에 90억 달러(약 10조원)의 배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오라클은 자바를 개발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2010년 인수한 뒤 "구글이 자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코드 37종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글은 "업계 관행이고 기술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라며 맞섰다.

당시 1심 법원은 자바 API를 저작권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윌리엄 앨섭 판사는 "(API는) 미리 규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긴 명령어 위계 구조"라면서 "따라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오라클은 곧바로 항소했고, 항소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자바 API도 저작권 보호 대상이라고 본 것이다. 다만 항소법원은 자바 API 저작권 침해 행위가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지는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샌프란시스코 지원은 2016년 5월 "구글의 자바 API 이용은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런데 이 역시 항소법원에서 다시 뒤집어졌다. 2018년 3월 항소법원은 "구글의 자바 API 이용은 공정 이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오라클 항소를 받아들였다.

결국 구글이 상고 신청을 했고, 연방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판결이 뒤집히면서 구글이 승리했다. 10년간 이어진 장기 소송전의 막이 내린 것이다.


이번 승소로 구글은 최대 200억~300억 달러(약 23조~3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배상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첫 소송은 90억 달러였지만, 소송이 길어지며 손해배상 액이 늘어난 상황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연방대법원이 구글에 중대한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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