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철수에 엇갈린 반응…"미래동력 포기" vs "잘한 선택"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4.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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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여의도 LG트윈LG전자 여의도 LG트윈


LG전자 (92,800원 ▲800 +0.87%)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결정에 대해 IT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한쪽에서는 개인 컴퓨팅 단말로서 스마트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이 LG전자의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악수가 될 수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반면 적자만 쌓이고 다른 사업부와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만큼 옳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맞선다.

사업 철수…미래 사업 동력 잘라낸 악수?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LG 윙LG전자 전략 스마트폰 LG 윙


스마트폰 사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이들은 이번 사업철수 결정을 두고 적지않은 아쉬움을 내비친다. LG전자가 미래 핵심 동력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것이다.

근거는 이렇다. 디지털 세계는 결국 컴퓨팅에 기반하며 AI(인공지능)는 물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혼합현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같은 디지털 흐름 속에 스마트폰은 가장 중요한 개인 컴퓨팅 기기인데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면 더 이상 이 같은 디지털 세계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스마트 가전과 같은 다른 기기와 연계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모바일 허브'의 부재는 향후 IoT(사물인터넷) 확장시 상당한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LG전자가 신규 사업을 전개에 있어 필요한 이용자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스마트폰으로 이를 쉽게 확보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각종 서비스 근간이 되는 이용자 데이터를 얻지 못하면 이에 기반한 또 다른 서비스와 사업을 준비하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디지털 트랜드 속에서 스마트폰 개발을 통해 얻는 세밀한 사용자경험과 선행기술 테스트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전쟁터에 총 없이 뛰어드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는 다른 전자 제품 개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필식 IT전문 라이터는 “모바일 관련 기술 연구를 지속하더라도 인간이 가장 가까이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없다면 연구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며 “LG전자로선 가장 필수적인 컴퓨팅 기기를 잃게된 여파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전부는 아니다..."잘한 선택”
LG전자 롤러블폰 'LG 롤러블'LG전자 롤러블폰 'LG 롤러블'
그러나 대체로는 사업철수가 옳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동안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투자대비 거둔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모바일 전문가는 "일각에서 IoT(사물인터넷)나 가전 등과 시너지를 고려하면 포기해선 안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현재로선 큰 상관관계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LG전자가 가전에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스마트폰과 무관했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스마트폰과 가전이나 다른 제품과 시너지는 현실적으로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 폐쇄적 생태계를 통해 아이폰 사용자가 아이패드와 아이팟 등 기기를 구매하는 연계성을 갖춘 것과 대조된다. 애플카에 대한 기대감 역시 이같은 연계성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단말기와 서비스 플랫폼을 모두 갖춘 애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스마트폰이 절대적인 개인용 컴퓨팅 기기 역할을 하지만, 향후에는 자동차나 TV가 더 개인화된 기기로 자리잡는 만큼 '안되는' 스마트폰 사업에 목매기 보다는 기존 핵심 모바일 기술 서둘러 스마트카 같은 미래 사업에 이식하는게 오히려 득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스마트폰 사업을 하지않아도 굴지의 IT기업으로 평가받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 전문가는 “모바일이 곧 휴대폰이란 등식은 옛 말”이라며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가 거대한 모바일 디바이스가 되는 시대에 LG전자가 선제적 대응으로 미래 준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미래 준비에 필요한 핵심 모바일 기술 등 연구개발(R&D)은 지속한다”고 밝혔다. 휴대폰 단말 사업은 접지만 '모바일 비즈니스' 자체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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