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야호' 신세계 열릴까...첫승 신바람 '랜더스'의 도전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4.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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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지난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전을 찾아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휴대전화에는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의 로고가 담겨있어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주기도 했다./사진= 뉴스1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지난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전을 찾아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휴대전화에는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의 로고가 담겨있어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주기도 했다./사진= 뉴스1


신세계그룹의 'SSG랜더스'가 창단 첫 경기를 승리하며 비즈니스 야구의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신세계가 이미 SSG랜더스 개막전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매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앞으로도 유통과 야구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일명 '유야호(유통+야구+好)' 효과를 통해 그룹사 매출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이날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랜더스 위크(LANDERS WEEK)'란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개막전 이전부터 예고된 행사였지만 지난 4일 SSG랜더스가 개막전에서 승리하면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창단 첫 승리를 유통 맞수 롯데로부터 빼앗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개막전 이전부터 야구와 유통을 연결하는 일명 '비즈니스 야구'를 강조해왔다. 신세계가 SSG랜더스(옛 SK와이번스)를 인수한 것도 야구와 유통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지난달 30일 SNS 클럽하우스를 통해 "롯데가 본업(유통)과 야구단을 잘 연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거라 걔네(롯데)가 우리를 울면서 쫓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의 비즈니스 전략은 개막전에서부터 드러났다. 야구장 최초로 스타벅스가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문을 열었고 이마트24, 노브랜드버거 등도 개막전을 기점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특히 이마트24에선 팝콘과 나초를 주문·제작 방식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야구팬들은 영화관에서만 맛볼 수 있던 바삭함을 야구 경기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가 '인천SSG랜더스필드'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마트24는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이마트24 제공이마트24가 '인천SSG랜더스필드'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마트24는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이마트24 제공
또 야구를 관람하는 팬들이 신세계 브랜드를 보다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전광판과 펜스 광고도 탈바꿈했다. 초대형 전광판 빅보드 양쪽 광고면에는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로고가 들어섰다. 게임 상황을 볼 수 있는 빅보드 옆에 위치해 경기 도중 자연스레 해당 브랜드들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몰리스펫샵(Molly's Pet Shop)'을 홍보하기 위해 잔디 좌석이었던 'T그린존'을 '몰리스 그린존'으로 이름을 바꿨다. 해당 장소는 SK와이번스가 운영하던 시절 '도그데이' 행사를 진행하던 곳이다. 도그데이란 1년에 한 번 애견과 함께 야구관람을 할 수 있게끔 하는 행사다. 애견을 위한 장소란 의미를 더하면서도 몰리스펫샵을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그데이에 그린존을 찾는 반려동물 가족을 몰리스 펫샵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이 밖에도 1루와 3루 응원석에 'SSG.COM' 로고를, 더그아웃 지붕에 이마트, 트레이더스 로고를 설치하는 등 '인천SSG랜더스필드'를 신세계 그룹사로 채우며 야구와 유통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오긴 했지만 신세계처럼 적극적으로 야구단과 야구장을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한 곳은 없었다는 점에서 신세계가 이를 통해 '비즈니스 야구' 모델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개막전 일정에 맞춰 이마트, SSG닷컴 등에서 진행한 랜더스데이 행사가 큰 매출 증가로 이어지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앞으로도 유통과 야구를 접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부회장은 개막식 당일 SSG랜더스 마크가 새겨진 마스크를 하고 등장했다. 휴대전화엔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경기 도중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야구장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스타벅스 홍보대사나 다름없는 맹활약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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