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중복청약 금지…"IPO 열풍 못 꺾는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4.0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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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 청약 마감일인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중구 NH투자증권 명동점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홈페이지에 실시간 청약건수를 공개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을 통한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건수는 58만2426건, 삼성증권은 35만9317건, SK증권은 10만6474건으로 이들 3개 증권사에 배정된 균등배정 물량은 총 143만4375주로 평균 1.36주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2021.3.10/뉴스1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 청약 마감일인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중구 NH투자증권 명동점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홈페이지에 실시간 청약건수를 공개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을 통한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건수는 58만2426건, 삼성증권은 35만9317건, SK증권은 10만6474건으로 이들 3개 증권사에 배정된 균등배정 물량은 총 143만4375주로 평균 1.36주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2021.3.10/뉴스1


"균등배분과 동시에 시행했어야 할 정책이 이제라도 시행되서 다행이네요."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에 대한 업계 반응이다. 대부분 긍정적이다. '적은 돈으로도 누구나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는 균등배분의 당초 취지를 살리는 한편 공모주 일반청약 전후로 몰리는 증권사 계좌 개설 폭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일각에서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공모주 투자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 등 IPO(기업공개) 대어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히려 소액투자자 입장에서 균등배분 물량을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내달 말 공모주 중복청약을 제한할 계획이다. 제도의 취지는 공정성이다.

금융위는 "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IPO 공모주 배정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공모주 청약자들이 복수의 증권회사를 통해 청약하는 행위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이후 진행되는 공모주 청약에서는 청약 수량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접수된 청약만 인정 받을 수 있다.



올해 초 공모주 중복청약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청약건수(10주)만 만족하면 균등배분 자격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초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 청약 결과를 살펴보면 인당 평균 청약금액이 크게 줄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3400만원, 한국투자증권은 3000만원이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빅히트 (201,500원 ▼10,500 -4.95%)(NH투자증권 2억4000만원, 한국투자증권 2억3000만원)의 8분의 1 수준이다.

공모주 중복청약으로 청약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발생했다. IPO 주관을 맞은 증권사들은 계좌 개설 문의로 북새통을 이뤘고, 급작스럽게 늘어난 공모주 거래량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거래 시스템이 접속 중단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증권업계는 중복청약 금지로 이같은 부작용은 대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투자자들도 신중하게 주관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청약자 수는 물론 거래량도 이전보다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복청약 금지로 IPO 열풍이 식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중복청약 금지는 소액투자자에게 오히려 이득이다. 균등배분 물량은 전체 일반청약 물량의 50%로 묶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약자 수가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최소 청약수를 투자한 소액투자자 각각에게 돌아하는 균등배분 물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IPO 대어들도 이런 우려를 일축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소모적인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라며 "IPO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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