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카페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리턴미(Return Me)' 컵. 손님에게 일회용컵 대신 리턴미컵에 담아주고, 손님은 컵을 다시 카페에 반납한다. 그렇게 일회용컵 1개를 줄일 수 있다. 동네 카페들이 환경을 위한 취지에 공감해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연희동에 있는 카페 뚤리(@cafetuuli)./사진=보틀팩토리
코로나19로 일회용컵 사용이 늘었을 때, 누군가는 그런 고민을 했다. 정다운 보틀팩토리 대표(41)였다. 그는 아이디어를 냈다.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주자, 그걸 다시 받은 뒤 깨끗하게 씻자. 재활용을 잘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고민. 음료 한 잔을 주문하면 일회용 컵 하나가, 두 잔이면 두 개를 줄일 수 있는 착한 생각. 그리고 선한 용기는 이내 현실이 됐다.
까페 여름에서 리턴미컵에 포장해 온 음료./사진=독자 제공
돌려 받은 리턴미컵은 깨끗하게 씻는다. 세척 가이드에 따라 꼼꼼하게 씻게했다. 식당서 수저, 물 컵을 씻어서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 세계 의사, 과학자 등 공중 보건 전문가 119명도 "다회용기를 씻어서 쓰는 것만으로도 안전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라 혹시나 우려할까 싶어 강조하는 얘기다.
보틀 클럽에 참여한 연희동 카페 뚤리 사장님은 "내가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는 걸 실감할 때 뿌듯하고, 그걸 손님들과 함께하며 유대감도 깊어지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보틀 클럽에 참여하는 카페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까페 여름 앞에 놓인 반납 바구니. 다 마신 리턴미컵은 가게 문이 닫혀 있어도 반납할 수 있다./사진=독자 제공
끝으로 정 대표의 값진 여행은 꼭,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쓰레기'를 따라가는 여행이었다. 2017년부터 반년간 쓰레기를 따라간 결과 재활용 비율이 극히 낮다는 걸(5% 정도 추정) 알게 됐다. 재활용도가 낮다, 일회용 컵을 안 쓰는 게 낫겠다, 그런 고민이 값진 실험을 할 수 있게 했으니.
리턴미컵에 당근을 담아도 괜찮다. 돌려주기만 한다면./사진=보틀팩토리(@bottle_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