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개발 신약 중에선 △유한양행의 비소세포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셀트리온의 코로나19(COVID-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등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주로 꼽힌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내년 초 미국 FDA의 신속 승인을 신청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을 조건으로 허가받았다.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2019년 11월 FDA 허가를 받고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올해 매출 예상 전망치는 약 700억원이다.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치료제 분야에서 10여년 만에 등장한 신약이지만 아직 미국 내에서 처방하는 의사 수가 1500~2000명 규모에 불과해 유통망 확보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 신약 중 FDA 승인을 받고 나서도 매출이 거의 나지 않았던 약들이 있다"며 "국내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세계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FDA 승인을 통과하고 나서도 보험 등재, 유통망 확보 등의 과제도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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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의 경우 유럽·미국 등이 팬데믹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 허가절차를 단축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오히려 긍정적 변수로 작용한 셈이지만, 대부분의 신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탓에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가 지연되거나 강화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미국 FDA 승인 현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우리나라 기업의 의약품은 0개로 나타났다. FDA는 의약품을 승인하기 전 현장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우리나라에 실사단이 방문하지 못하면서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등 신약만이 아니라 복제약도 1건도 승인을 받지 못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FDA 심사가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FDA 승인을 준비하는 국내 신약개발업체들 사이에서도 후기 임상을 좀 더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기존 사업단이 지원했던 27개 신약 개발 과제 가운데 17개는 FDA 허가를 노려 볼 만한 의약품"이라며 "향후 3~4년 내 이들 신약후보물질 중에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17개 물질 중 약 3분의 1인 33%는 항암제 적응증으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치매를 뺀 중추신경계(CNS) 14%, 면역계통 12%, 대사 질환 10% 순을 나타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FDA가 신약 승인 검토 과정에서 추가 데이터를 요구하거나 업데이트 자료를 요청하는 등 검토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임상 후기 단계에서 의심스럽거나, 불확실하고 애매한 데이터를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은 FDA 승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