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기술반환 신약 발암성 문제 해결"…美FDA 미팅 신청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4.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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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추가 실험서 발암성 가능성 없다" 확인…하반기 2상 시작 목표

브릿지바이오 "기술반환 신약 발암성 문제 해결"…美FDA 미팅 신청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2,875원 ▼1,230 -29.96%)(이하 브릿지바이오)의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 후보물질 'BBT-877' 개발에 다시 파란불이 켜졌다. 브릿지바이오가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기술반환 시 지적했던 발암성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2상 시험을 위한 회의를 신청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31일(미국 현지시간) BBT-877 임상 2상 진입을 위해 FDA에 C타입 미팅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C타입 미팅은 치료제 개발사의 요청으로 이뤄지는 미팅으로, 서면 요청이 접수된 후 75일 이내에 이뤄진다.



브릿지바이오가 FDA에 C타입 미팅을 신청한 것은 BBT-877 개발의 걸림돌로 꼽혔던 발암 가능성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앞서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BBT-877을 기술이전했다.

그러나 이듬해 베링거인겔하임은 자체적으로 DNA 손상에 따른 발암성 가능성을 분석하는 '혜성분석'을 실시한 결과 양성이 나왔다며 BBT-877를 반환했다.



발암성 가능성이 있을 경우 독성을 확인하는 전임상을 2년 동안 진행한 후에야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BBT-877의 개발 속도가 당시 벨기에 제약사 갈라파고스가 개발 중인 경쟁약 'GLPG1690'보다 5년 가량 늦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FD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혜성분석의 경우 추가실험을 통해 실제 DNA 손상 여부를 확인하라고 돼있다"며 "과제 반환 이후 내부와 외부 위탁 실험을 추가로 진행한 결과 '위양성'(가짜양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추가 실험 결과 BBT-877을 고농도 약물처리할 때 세포사멸과 DNA 분절화가 일어나면서 혜성 분석에서 양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세포사멸은 노화된 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는 것으로 신체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우리 몸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브릿지바이오에 따르면 세포사멸에 의한 DNA 분절화는 혜성 분석 결과 위양성에 해당한다.


회사는 이같은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FDA와 미팅을 진행하고, 올 하반기에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FDA가 브릿지바이오의 추가 실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브릿지바이오는 발암독성시험 없이 임상 2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브릿지바이오는 만약 FDA가 실험 결과를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발암독성시험과 임상 2상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낮은 확률로 FDA가 임상 2상 개시 전 발암독성시험 결과를 요구한다 하더라도 BBT-877이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만큼 BBT-877 개발이나 시장 가치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갈라파고스가 경쟁약인 GLPG1690 임상 3상을 중단하면서 BBT-877이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 중에서는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신약 후보물질이 됐다.

이에 브릿지바이오는 BBT-877 개발 가속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BBT-877의 원개발사인 레고켐바이오 (67,800원 ▲4,600 +7.28%)사이언스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임상 2상을 수행하기 위한 임상수탁기관(CRO) 선정을 마쳤다. 브릿지바이오는 하반기 임상 2상을 시작하고,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글로벌 기술이전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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