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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일회용 어메니티 NO'…고민 커지는 호텔업계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4.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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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트렌드 공감하지만 위생·호텔 서비스 이미지 등 해결과제 산적

호텔에 비치된 펌프형 어메니티 /사진=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호텔에 비치된 펌프형 어메니티 /사진=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플라스틱 빨대에서 시작한 'NO 플라스틱' 바람이 호텔가에 불어닥쳤다.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로 내년부터 '호캉스(호텔+바캉스)'의 묘미였던 샴푸·컨디셔너·로션 등 일회용 어메니티(객실비품)를 사용할 수 없게 돼서다. 특급호텔들은 필(必)환경 가치에 고개를 끄덕이곤 있지만 코로나19(COVID-19)로 높아진 위생기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아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의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 무상으로 일회용 위생용품을 줄 수 없다. 객실 수를 고려하면 4~5성급 특급호텔들은 당장 올해 안에 기존에 비치했던 일회용 어메니티의 대체품을 마련해야 한다.

'일회용품 퇴출'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호텔산업에서 일찌감치 다뤄 온 문제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대다수 특급호텔들이 종이나 사탕수수로 만든 빨대를 도입하는 등 플라스틱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일회용 어메니티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IHG(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가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호텔들에서 쓰이는 어메니티를 대용량 용기에서 짜서 쓰는 디스펜서식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라이즈호텔이 지난 19일부터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 논픽션(Nonfiction)에서 만든 어메니티가 포함된 호캉스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라이즈호텔라이즈호텔이 지난 19일부터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 논픽션(Nonfiction)에서 만든 어메니티가 포함된 호캉스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라이즈호텔
하지만 국내 특급호텔들은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예기치 않게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바뀌면서다. 매출이 급감하고 경영난이 심화된데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며 대용량 용기를 쓰기 어려워졌다. 청결에 더욱 민감해진 투숙객들이 불특정다수가 사용한 용기에 담긴 샴푸 등의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높아진 것이다.

일례로 메리어트와 IHG는 올해까지 마치기로 했던 대용량 용기 변경 정책을 일시 중단했다. 국내 특급호텔들도 3~4성급 브랜드부터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비즈니스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과 L7에서 쓸 300ml 용량의 샴푸 용기를 주문, 연내 교체하기로 했지만 시그니엘과 롯데호텔 등 5성급 브랜드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고급 이미지로 먹고 사는 5성급 호텔에서 일회용 어메니티가 갖는 중요성과 경영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대용량 용기가 적절한 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여전하다. 명품 일회용 어메니티로 차별화된 호텔서비스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롯데 시그니엘과 그랜드 하얏트 제주가 각각 딥디크, 발망 등 인기 명품 브랜드가 만든 만든 샴푸를 비치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를 대용량으로 바꿀 경우 위생관리 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셈법이 다소 복잡해진다.

일회용 어메니티가 사라졌을 때 느낄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부담요소다. 호텔 이용객들 사이에선 어메니티 자체가 숙박 기념품으로 챙기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특급호텔들은 이 같은 투숙객의 특성을 반영, 일회용 어메니티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전날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셀코스메트 셀멘 키트를 주는 호캉스 패키지를 내놓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자체 친환경 어메니티 개발로 문제를 해결한 호텔도 있다. 아난티는 고체 타입의 샴푸 '캐비네 드 쁘아쏭'을 개발, 전국 호텔과 리조트에 배치했다. 플라스틱을 줄이면서 일회성 사용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아난티 관계자는 "고체 타입이라 불편하단 고객도 있지만, 한 번에 쓸 수 있고 환경오염 우려도 없어 대체로 반응이 좋다"며 "따로 구매해가는 투숙객도 있다"고 말했다.

아난티가 플라스틱 일회용 어메니티 대체품으로 개발한 고체형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사진=아난티아난티가 플라스틱 일회용 어메니티 대체품으로 개발한 고체형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사진=아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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