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한국, 고립 안되려면 中 이슈 결정해야 한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04.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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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오른쪽 화상)가 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한국 경제계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오른쪽 화상)가 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한국 경제계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중국이라는 도전과제에 같이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정상들이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슈에서 이제 한국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CSIS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미정상회담, 한국경제계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라는 웨비나의 패널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빅터 차 한국석좌는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NSC에서 한반도 담당으로 재직한 네오콘 성향의 한국계 미국인 정치학자다.

빅터 차 한국석좌는 화상토론에서 "지난 4년 동안 정말 힘드셨을 것이다. 정말 알지 못했던 미국을 대하느라, 그리고 영어인데 외국어처럼 들리는 메시지를 해석하느라 고생했다"며 "한미동맹 문제에서도 수많은 요소 중에 방위비와 북한 이슈 등 편협한 두가지 논쟁 밖에 없었다"며 트럼프 정부의 지난 4년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빅터 차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역, 백신개발, 글로벌 거버넌스 이 모든 이슈들이 옆으로 밀려 다루지 못했으나 이제 피라미드를 다시 반대로 돌려서 한미 동맹의 범주를 넓히고 탄탄하게 각을 잘 맞춰서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협력 등 다뤄야 할 이슈들이 산적해 있고, 특히 중국이라는 도전과제에 같이 대처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여지가 너무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미중 경제 구도와 한국에 대한 것은 장기적으로 구사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며, 한미동맹에 도움이 안되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클린 네크워크, 홍콩의 민주화 등 중국을 겨냥한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고, 이 모든 내용들을 한국과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빅터 차는 자신이 연구한 자료를 보이며, 미국, 한국, 일본, 호주가 민주주의 국가 공조의 핵심축인데 한국이 이 축에서 역할을 역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 10개국과 경제번영 네트워크, 쿼드, 금융을 위한 3자 대화를 색깔로 구분할 때 한국이 파트너들과의 선이 진하지 않아 고립될 우려가 있어 상당히 걱정이다"고 말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박진 한미의회외교포럼 회장, 김종훈 前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한국 경제계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웨비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명환 김앤장 고문,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안호영 북한대학원 총장,  박진 한미의회외교포럼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김종훈 前 국회의원, 최석영 광장 고문, 허경욱 태평양 고문/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박진 한미의회외교포럼 회장, 김종훈 前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한국 경제계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웨비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명환 김앤장 고문,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안호영 북한대학원 총장, 박진 한미의회외교포럼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김종훈 前 국회의원, 최석영 광장 고문, 허경욱 태평양 고문/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따라서 자신이 전할 메시지는 이제 한국이 확실한 입장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한국이 연합전선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것이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터 차 한국석좌는 "연합전선에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지만 혜택도 있다"며 "분명히 한국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이 연합전선에서 수호하기 때문에 혜택이 있다"고 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압박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으로부터 받는 압박이 오히려 연합전선에 동참한다면 없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경련과 CSIS 공동웨비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2개월을 맞아 신정부의 외교·경제 등 주요 정책 방향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오는 4월초 미일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는 등 바이든 신정부와 주요국의 정상회담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있을 바이든 행정부와의 첫 한미정상회담 논의 과제 등을 전망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한미FTA협상에서 한국측 대표로 활동했던 김종훈 전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양측 토론자로 한국에서는 주미대사를 지낸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과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역임한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이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CSIS의 수석부회장 빅터 차 한국석좌와 경제부문 수석부회장인 매튜 굿맨 부소장, 그리고 역시 주한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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