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양도소득세 부과…수급이 풀린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4.0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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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올해 1분기(1~3월) 국내 증시가 3000선에서 박스권 장세를 보인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의 매도세 때문이다. 외국인 수급이 부진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CFD(차액결제거래)다. 4월 1일 CFD 양도소득세 부과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는 분석이다.

세금 이슈가 해결된 만큼 CFD 매도로 인한 수급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CFD 영향이 컸던 SK (155,500원 ▼1,300 -0.83%), 팬오션 (4,015원 ▲60 +1.52%),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의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



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5.98포인트(0.85%) 오른 3087.4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5650억원 순매수했다. 이번주 들어 3764억원 매수 우위다. 외국인의 본격적인 수급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외국인은 8조315억원 순매도했다. 지난해 4분기 2조8465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매수에서 매도로 완전히 돌아섰다.



외국인의 수급 전환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CFD가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CFD란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따른 차익만 하루 단위로 정산 받을 수 있는 장외파생계약이다. 증거금 일부만 넣고 거래할 수 있어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비과세라서 대형개미들의 양도소득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됐다.

CFD의 또다른 특징은 외국인 수급으로 잡힌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 CFD 매수 주문을 넣으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실제로는 개인이 매수, 매도를 하더라도 외국인이 매수, 매도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CFD 잔액은 지난해 연말 급등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조원대였던 증권사 월별 CFD 잔액은 지난해 12월 4조7000억원대까지 높아졌다가 2월 4조원대로 줄어들었다.

CFD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양도소득세 때문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4월 1일부터 CFD에도 양도소득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연말 자금 도입의 배경이 됐던 CFD가 연초 자금 유출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1~3월 코스피 장중 변동성을 확대하는 원인이 됐다.

하 연구원은 "△한국 증시 전반에도 '매도 압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과 △CFD에서 매도세가 이어져 왔던 종목들의 수급 압박 해소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CFD 수급 영향이 큰 종목들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60일 동안 순매도 규모 상위 100개 중 외국계 전체 순매도 비중이 큰 종목들이 이에 해당한다. SK, 화승인더 (3,915원 ▲15 +0.38%), CJ ENM (73,700원 0.00%), LG생활건강, 팬오션, 원익IPS (37,100원 ▼200 -0.5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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