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미국 상장설' 나온 이유는…몸값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1.04.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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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국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미국 상장설이 무성하다. 두나무는 업비트의 성장세에 따라 미국 주식시장 상장 등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나스닥이든 뉴욕증권거래소든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라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말 그대로 여러 가능성 중 하나라는 게 두나무의 설명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데 따른 최대 수혜자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량을 자랑하는 업비트다. 하루 거래대금만 14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가 챙기는 거래 수수료가 평균 0.11% 안팎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150억원 정도의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두나무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캐시카우’로 업비트가 자리매김한 것이다.



두나무는 말을 아낀다. 두나무 관계자는 1일 “회사의 성장 발전을 위해 늘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나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기준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최근의 급성장 이전 산정된 가치다. 1분기 실적이 반영될 경우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5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자연스레 투자자들과 내부 직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몸값을 올리기 위한 포석이 필요하고 그 중 하나가 상장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여러 기관투자자들이 업비트의 가치상승을 예상하며 큰 돈을 베팅해, 두나무 입장에서도 이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기술투자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한화투자증권 등이 두나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나무 지분율은 우리기술투자 7.6%,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6.4%, 한화투자증권 6.2% 등이다. 최근 이들 기업의 주가도 급등했다. 이외에도 카카오의 지분이 8.1%, 카카오청년펀드 지분이 2.7%다. 지난 2월 ‘연봉 1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기로 한 임직원들의 몫도 있다. 외부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두나무의 ‘레벨업’은 ‘희망사항’이다.

이 때문에 상장이나 매각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액션(행동)’을 바라는 목소리도 크다.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100조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가 일종의 ‘롤모델’인 셈이다. 상장설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하지만 실제 미국 주식시장 상장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도 소송이 진행중인 기업이 상장심사 절차를 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 등 임직원 3명이 자전거래·사기 혐의로 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왔지만 항소심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도 두나무가 미국 시장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연달아 터진 ‘상장설’은 ‘몸값불리기’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비트가 많은 돈을 벌면서 투자자들은 엑시트(투자회수)를 위한 방안을 고심중일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 상장된다는 얘기가 돌면서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주주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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