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박 꿈에 '빚'나는 20대…신용융자 200% 늘었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1.04.02 04:42
글자크기
주식 대박 꿈에 '빚'나는 20대…신용융자 200% 늘었다


최근 자본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는 데엔 거침없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ELS(주가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하고 복잡한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요약되는 유례없는 개인들의 투자열기 속 20대 청년들은 위험한 '빚투'대열 선봉대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빚투대열 선봉장
1일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연령층에서 '빚투'로 불리는 신용융자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만 30세 미만 청년층의 금액증가율이 200%에 달했다.

청년층의 신용융자 금액은 전년 대비 3200억원 늘어났지만 전체 신용융자잔고 대비 비중은 2.5%로 크지 않았다. 하지만 100%대인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보다 2 배 가까이 크다는 점에서 '빚투'에 따른 대규모 손실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층의 신용계좌수는 전년 대비 247.1%나 늘어난 1만7840개로 집계됐다.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난 중년층(150.3%)보다 100%포인트 차이가 날 만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다만 계좌당 신용잔고는 2700만원 수준으로 중년층(2200만원)과 노년층(2600만원) 등 타 연령대 계좌당 신용잔고와 큰 차이가 없었다.

금감원은 전(全) 연령대에서 반대매도 저위험계좌 비중이 높고 연체율도 하락하고 있어 계좌건전성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주식 대박 꿈에 '빚'나는 20대…신용융자 200% 늘었다
◇'한몫 크게 잡자'…그칠 줄 모르는 빚투
금감원에 따르면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폭락장 대비 지난해말 국내 신용융자 증가율은 155%로 △미국 50.7% △일본 30.4%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개인들은 우량주·대형주 중심의 투자성향을 보이면서 신용융자 잔고도 코스피, 대형주·우량주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44%였던 코스피 관련 신용잔고 비중은 지난해말 50%, 올 2월말엔 53.9%까지 상승했다.

신용잔고 상위회사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 등 바이오·제약회사가 주를 이뤘고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 우량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주식뉴비' 20~30대, 위험은 어디에나 있다
금융감독원 건물전경/사진제공=금융감독원금융감독원 건물전경/사진제공=금융감독원
지난해말 결산 상장법인 소유자 중 개인은 911만명으로 전년(612만명) 대비 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비중이 6%에서 12%로 두 배 늘었고 성별로는 여성비중이 39%에서 43%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증권계좌수도 7960만좌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올해 대한민국 인구가 5182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1.5개 계좌를 보유할 정도로 주식투자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로 증권계좌를 개설한 일명 '주식뉴비'들은 20~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규개설 증권계좌는 30대가 전년대비 510만좌(28%), 20대가 480만좌(27%) 늘어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초보투자자를 노리는 불법행위도 기승을 부린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식 전문가'를 자칭하며 주식투자를 조언하는 유튜브 및 주식리딩방이 성행하며 피해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금감원이 지난해 점검을 실시한 유사투자자문업자 351개 중 49개사(14%)가 불법행위로 적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비중이 확대되는 증시구조 변화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확대와 같은 위험요인이 부각되는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며 "개인 대상으로 고수익을 미끼로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거나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고수익만을 강조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투자자 피해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