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CJ 콘텐츠 경쟁력 티빙에 이식…넷플·디즈니+와 맞장"(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수현 기자 2021.04.0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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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적 감수성과 유머코드, 촘촘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K-콘텐츠'가 전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를 넘어 문화종주국 유럽과 대중문화 성지 북미까지 집어삼킬 태세다. 가히 K-콘텐츠 열풍이라 할만하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콧대높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한반도 공습 배경에도 K-콘텐츠의 경쟁력이 자리하고있다. 말 그대로 '플랫폼(셋톱)을 넘어'(OTT·Over The TOP) 콘텐츠 전쟁이다. 외래 포식자들에 맞서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지키려는 토종 기업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K-콘텐츠의 인기 비결과 올해 본격화하는 K-콘텐츠 대전의 성패를 3회에 걸쳐 미리 짚어본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사진제공=CJ ENM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사진제공=CJ ENM


“지난 26년간 고객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그것을 성과로 만들어 왔다. CJ의 콘텐츠 경쟁력이 티빙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확신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공동 대표이사로 최근 합류한 이명한 신임 대표는 1일 “OTT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플랫폼이 바뀌어도 소비자가 반응하는 것은 결국 재미있고 감동적인 콘텐츠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명한의 자신감 "CJ 콘텐츠 경쟁력, 티빙에서도 빛 발할 것"
"26년 CJ 콘텐츠 경쟁력 티빙에 이식…넷플·디즈니+와 맞장"(하)
지난 1월 CJ ENM과 JTBC 합작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티빙이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화제성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모기업인 CJ ENM에서 이 대표가 공동 CEO로 건너온 것도 “콘텐츠에 모든 걸 걸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KBS PD 출신인 이 대표는 2011년 CJ ENM에 합류해 tvN본부장, 미디어콘텐츠본부장 등을 지내며 tvN 채널 경쟁력을 끌어올린 간판급 콘텐츠 전문가다.



이 대표는 양지을 대표와 함께 티빙을 이끌면서 콘텐츠 투자와 제작을 총괄한다. 티빙의 OTT 플랫폼 경쟁력 확대와 사업 확장, 해외 진출 등의 업무는 양 대표(경영대표)가 담당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와 제작은 이 대표(콘텐츠대표)가 역할을 분담해 책임지는 구조다.

CJ ENM은 강점인 K-콘텐츠 제작 능력에 더해 티빙을 통한 K-플랫폼 육성도 동시에 도모해 한류 열풍에 따른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사용자 기반을 빠르게 확보하고 아시아 시장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화제작들을 티빙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수익을 다시 양질의 콘텐츠에 재투자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영향력을 강화하는 그림이다.

CJ ENM·JTBC 막강 콘텐츠…네이버 '티빙 연합군' 합류
오는 2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 '백종원의 사계'오는 2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 '백종원의 사계'

티빙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대항마로 주목받는 것도 토종 OTT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양질의 방대한 K-콘텐츠 덕분이다. CJ ENM과 JTBC스튜디오가 보유한 막강한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핵심 경쟁력이다. CJ ENM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대표 콘텐츠기업으로 꼽힌다.

26년간 쌓아 온 콘텐츠 경쟁력이 ‘사랑의 불시착’ 등 한류 드라마와 영화 ‘기생충’ 열풍, K팝 트랜드를 주도하는 ‘MAMA’ 등의 결실로 나타났다. 이런 CJ 경쟁력을 티빙으로 빠르게 이식할 경우 국내 OTT 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얼마 전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티빙 연합군에 합류하며 천군만마를 얻었다.

네이버웹툰 등 네이버 원천 IP(지식재산권) 등을 활용해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는 등 다양한 협업을 모색 중이다. 네이버 멤버십에 티빙 이용권을 추가한 결합상품도 내놨다. 티빙은 지난 1월 말 첫 오리지널 콘텐츠인 정종연PD의 예능 '여고추리반'을 선보인 데 이어 요리 예능스타인 백종원의 로드 다큐멘터리 "백종원의 사계'를 2일 첫 방송한다. 스타 PD 나영석PD도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을 준비하고 있다. 배우 공유와 박보검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서복'은 15일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된다.

스크린 라이벌 CJ ENM vs 디즈니…OTT 콘텐츠 맞대결 관심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 '서복'(왼쪽)과 예능 '여고추리반'. /사진=티빙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 '서복'(왼쪽)과 예능 '여고추리반'. /사진=티빙
OTT 업계에선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영화계 라이벌인 CJ ENM(티빙)과 연내 OTT 시장에 진출하는 디즈니(디즈니+)의 OTT 플랫폼 및 콘텐츠 대리전을 꼽기도 한다. CJ ENM과 디즈니가 강력한 IP와 막강한 킬러 콘텐츠를 기반으로 치열하게 스크린 전쟁을 펼쳐온 대표적인 배급사라는 점에서다.

디즈니는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시리즈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 대표작들의 실사 영화들을 앞세워 한국 영화 시장에서도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CJ ENM은 ‘베테랑’과 ‘극한직업’, ‘기생충’ 등 1000만 영화를 잇달아 배출해 국내 영화 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했다. 지난 2015~2019년 국내 영화시장 관객점유율을 보면 2015~2017년은 CJ가, 2018~2019년은 디즈니가 높았다. 종합 전적은 CJ ENM이 3승2패로 앞선다.

디즈니+는 월트디즈니의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무기로 올 하반기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향후 5년간 마블 시리즈 10편, 스타워즈 시리즈 10편, 디즈니 실사 영화·애니메이션 및 픽사 시리즈 15편 등을 독점 공개한다. 넷플릭스처럼 K-콘텐츠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티빙의 수성 의지도 만만치 않다. 티빙이 올해 공개를 예고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20여개에 이른다. 황혜정 티빙 콘텐츠제작국장은 “CJ ENM이 방송,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쌓아 온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티빙에 이식해 티빙 사용자들에 대한 특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며 “재능 있는 외부 크리에이터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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