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약속의 3분기', SK바사 타고 더 강해진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4.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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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약속의 3분기', SK바사 타고 더 강해진다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의 3분기 실적 도약폭이 올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C녹십자는 매년 독감 백신 판매효과가 반영되는 3분기에 호실적을 낸다. 올해는 경쟁사 격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 생산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 해당 물량을 실적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아 녹십자의 3분기 '백신 효과'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2018~2020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인 2분기 보다 평균 8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평균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GC녹십자의 3분기는 통상 연중 가장 실적 도약폭이 큰 시기로 꼽힌다. 녹십자 연간 매출에서 독감백신을 포함한 백신 제품의 비중은 약 17%인데 특히 국내 독감백신 계약실적의 대부분은 3분기에 반영돼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회사가 생산하는 4가 독감백신(4종류 독감 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마진율도 3가 보다 20% 가량 높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4가 접종 수요도 높아 백신 실적이 반영되는 3분기 영업이익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년보다 백신 접종자 수가 크게 늘어난 지난해 3분기 실적 도약폭이 두드러졌던 것도 '백신 효과' 덕이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GC녹십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4.4%, 37%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걷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은 2000만명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GC녹십자가 지난해 독감백신으로 올린 매출은 1500억원. 올해도 1500억원 수준의 독감백신 매출은 무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기존 관측이었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 효과'까지 겹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과 자체 백신 개발에 역량을 모으기 위해 올해 4가 독감 백신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매출은 연간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 해당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은 독감백신 업계 1위인 GC녹십자가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물량 흡수 효과까지 겹치면 GC녹십자의 올해 독감백신 매출은 2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고있다.

늘어난 독감백신 물량도 현 생산능력 범위 안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원료부터 완제 설비를 모두 갖추고 유정란 배양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생산 중이어서 생산량을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탈로 GC녹십자가 받을 물량이 늘어날 것은 기정 사실"이라며 "하지만 독감백신 전체 물량은 정부가 정하는 구조여서 추후 실제로 GC녹십자가 어느정도의 물량을 소화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독감백신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보령바이오파마와 일양약품, 동아에스티 등이 있다. 해당 업체들도 SK바이오사이언스 '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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